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 D&D는 올 상반기 상장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빠르면 3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 D&D는 현재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를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SK D&D 관계자는 “올해 상장 목표로 주관사와 실사 등 상장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실적이 확정되면 상장예비심사 청구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 D&D는 2004년 설립된 부동산·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로 SK가스가 지분 48.2%, 최 부회장이 37.4%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3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SK가스와 최 부회장의 지분은 각각 1.8%, 1.4%포인트 감소했다.
최 부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으로, SK그룹은 고(故) 최종건 창업주의 아들인 최신원 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과 최종건 창업주의 동생인 최종현 회장의 아들 최태원 회장이 각자의 계열사를 경영하고 있다.
SK D&D의 시가총액(보통주 기준, 138만4000주)은 최소 15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 SK가스가 SK건설로부터 SK D&D 지분 50%를 매입할 당시 주당 가격이 10만8700원으로 평가됐던 것을 근거로 추정한 수치다. SK D&D가 발행주식의 25%가량을 신주로 발행하다고 하면 공모 규모는 300억원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최 부회장이 SK D&D 상장 후 보유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최 부회장이 보유한 SK D&D의 보유주식 가치는 562억원에 달한다.
SK D&D가 최 부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계열사 지배구조의 최하단에 위치하기 때문에 SK D&D의 보유 지분이 그룹 지배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현재 최 부회장을 중심으로 ‘SK케미칼->SK가스->SK D&D’ 구조의 지배구조가 구축돼 있다.
오히려 최 부회장이 독립경영에 속도를 내고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13.17%에 불과한 SK케미칼 지분을 늘려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최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SK가스 지분 전량(6.1%, 53만3280주)을 매각해 태영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SK케미칼 주식 62만3000주(2.9%)를 블록딜로 매입하기도 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SK케미칼의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최소 지분을 30%까지 높여야 한다”면서 “SK D&D나 SK건설의 지분을 매각해 추가로 SK케미칼 지분 매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최 부회장이 독립경영을 위한 자금 실탄이 부족한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 부회장이 경영 독립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케미칼 우선주 8만7515주(3.11%)를 매입해야 한다. SK건설까지 품에 안으려면 SK(주)가 보유한 SK건설 주식 1569만8853주(44.48%)도 사들여야 한다. 주식의 가치는 총 127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 부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SK케미칼 지분 13.17%, SK건설 4.45%, SK D&D 37.4%다. SK건설 보유 지분은 미미한데다 SK케미칼의 경우 보유 지분 중 72%를 담보로 금융권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현재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