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사장은 1974년 제일합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그룹 비서실을 거쳐 삼성전자 사장, 삼성재단 총괄사장을 역임했다. 2009년 삼성사회봉사단 단장 자리를 마지막으로 회사를 나왔다.
그는 다문화 가정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2004년에 그룹에서 봉사 총책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공헌 총괄 사장으로 오니 체계적으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를 공부했다”며 “이 때 다문화 문제에 관한 논문과 자료를 저절로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한 이사장은 재단을 세우면서 출연금 10억원을 쾌척했다.
가족들도 그의 결정을 흔쾌히 승낙했다. 그는 “여생을 보내면서 가장 좋은 게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는 것을 아내도 아이들도 다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8일은 한 이사장이 가족사진을 찍어준 다문화 가정의 수가 2000을 돌파한 날이다. 첫 촬영일인 2010년 8월 이후 4년여만에 이룬 기록이다.
유명 작가인 조세현씨에게 사진을 사사한 한 이사장의 촬영 실력은 수준급으로 통한다.
2000여 가족의 사진을 찍는 동안 그는 자원봉사팀을 이끌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았다. 사진 촬영을 전담하는 한 이사장 외에도 화장 전문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사진 보정을 해 주는 이, 컬러 프린터로 사진 출력을 맡은 이 등을 합치면 한 이사장의 팀은 10여명 이상으로 이뤄졌다.
한 이사장은 다문화 가정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위한 사진 강좌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취미 수준을 넘어 진학과 직업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가정 2세가 대학의 관련 학과나 사진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이다.
한 이사장의 마지막 바람은 기숙형 대안학교 설립이다. 그는 “다문화 가정의 이혼율이 높은데 이 아이들이 18세가 될 때까지 키워주고 학력도 만들어주고 심성도 교육하는 학교를 세우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