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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알코올 중독 ‘편견’에 치료 시기 놓치고 병 키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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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모 기자

승인 : 2014. 12. 08. 06:00

2010~2012년 사이 알코올 진료 청구 31.3% 증가
알코올
알코올 중독 진료청구 현황/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 30대 여성 직장인 김상미씨(가명)는 몇 년 전부터 퇴근길에 종종 캔 맥주 1~2개를 사서 집으로 향한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기는 부담스럽고 그냥 집으로 들어가기에는 허전한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김씨는 집에서 즐기는 간단한 맥주가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하루도 고생한 자신에게 선사하는 보상쯤으로 여기는 정도다.

이처럼 최근 술을 즐기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여성 알코올 중독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알코올 중독 진료청구 현황에 따르면 2010년 26만6202건에서 2011년 27만8794건, 2012년에는 32만8903건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특히 여성 진료청구 현황은 2010년 4만1405건에서 2011년 4만3899건, 2012년에는 31.3%가 증가한 5만4375건으로 나타났다<표>.

남성 진료청구 건수가 2010년 22만4797건에서 2012년 27만4528으로 2년 새 4만9731건으로 약 22.1%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여성 알코올 환자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빠름을 알 수 있다.

알코올 중독 진료청구에 따른 진료비 청구 금액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 알코올 환자가 이처럼 늘고 있지만, 남성보다 오히려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김용진 구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장(사회복지학 박사)은 “여성 알코올 중독은 ‘여성’이라는 편견과 ‘자녀를 둔 어머니’라는 기준과 잣대로 바라보기 때문에 감추기 쉬워 치료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여성 알코올 중독은 남성과 달리 가정이 파탄이 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여성 알코올 환자에 대한 이 같은 사회적 편견 등이 작용해 조기 치료가 어렵고 상태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의미다.

이 같은 사회적 편견이나 냉대 등으로 말미암아 여성만의 독특한 알코올 중독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방형애 대한보건협회 기획실장(고려대 연구교수·보건학박사)은 “술을 마시는 모임이나 약속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임에 가기 전 한 두 잔의 술을 미리 마시고 가는 여성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모임에서 술을 많이 마시면 ‘여자가 술을 많이 마신다’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모임에서 술을 적게 마시기 위해 어느 정도의 술을 미리 마시고 간다는 것이다.

술로 인한 위험성은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같은 몸무게의 남성과 여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여성은 몸에 체지방이 많고 남자는 근육이 많아 수분의 체내 함유량이 다르고 알코올 분해효소도 남성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술을 마신 여성이 알코올 중독에 이르게 되는 기간도 남성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산모가 술을 마시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영향을 미쳐 ‘태아 알코올 증후군’도 생길 위험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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