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0월 경기도 평택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조성하는 데 15조 이상을 투입키로 했다. 부진한 스마트폰사업을 대신해 반도체사업이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성장동력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에스(DS·반도체 부품 등) 사업부 3분기 직원 수는 2분기보다 649명 증가한 4만2753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사업부 중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의 증원 수보다 2배 이상 많다. 지난해 3분기 IM 직원 수는 같은 해 상반기와 비교해 683명 증가했지만, 올해 3분기의 경우 지난 상반기에 비해 335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매출과 생산 규모가 커져 DS 인력이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삼성의 주력 사업이 스마트폰에서 반도체로 옮겨간다는 관측에 설득력을 실어주는 배경이다. 그룹 차원으로 힘을 주기에 이 같은 인력 증원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더구나 삼성전자 DS는 3분기 영업이익으로 2조3300억원을 기록, 모든 사업부에서 유일하게 호실적을 거둔 데다 IM 부문 실적을 추월했다. 핵심 사업인 D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분기 40%를 넘겨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 사업은 정체되고 있는 모양새다. IM 사업부 3분기 영업이익은 2011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2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저가 스마트폰 업체에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신사업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반도체는 향후에도 그룹을 책임지는 캐쉬카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삼성 안팎의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10월 단일 규모로 최대인 15조 60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평택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실적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건 그만큼 수익 창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사업은 사물인터넷(IoT) 등 그룹 차원으로 추진하는 신수종 사업과 직결되는 분야인 만큼 성장성이 여전히 크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 분석이다.
삼성 관계자는 “D램 화성 수출라인이 내년 중 정상 가동되는 등 생산 규모가 불어나고 있어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메모리 사업 공략을 당부한 만큼 이 사업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