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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불이 솟아난 골짜기에 우뚝 솟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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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원 기자

승인 : 2014. 10. 17. 10:23

윤광원의 이야기가 있는 걷기(113) - 분당 불곡산
불곡산(佛谷山)은 전국 여러 곳에 있는데, 부처님이 있는 골짜기를 품은 산이란 뜻이다.

대표적인 산이 경기도 양주시와 성남시 분당에 있다. 이름이 한자가 똑같아 혼동하기 쉽다.

분당의 불곡산은 높이 345m로 성덕산(聖德山)이라고도 한다. 분당 정자동 주민들이 이 산을 성스러운 산으로 여기고 산신제를 지낸 것에서 유래해 이런 이름이 붙었고, 현지에서는 효종산(孝鐘山)이라고도 한다.

다른 이름으로는 부성산(浮聖山)이라 불리기도 했다고 전한다.
광주 쪽 지역 주민들의 구전에 따르면, 지금의 골안사 자리에서 ‘미륵불이 땅에서 솟아올랐다’고 해서 불곡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을 때까지 인근 주민들은 지금의 골안사를 불곡사(佛谷寺)라 불렀고 산 이름도 불곡산으로 불렀다.

현재의 서울대병원 뒤쪽에 불곡사란 절이 있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전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과 광주시 오포읍에 걸쳐 있는 산으로, 오포읍에 있는 문형산(文衡山, 497m)과 함께 굴곡진 산세를 이룬다.

검단산의 광주산맥과 남한산의 남한산맥으로 연결되는 산이다.

분당불곡산1
불곡산에선 멀리 수원 광교산까지 손에 잡힐 듯하다.
정상에 서면 분당 신시가지와 용인 수지, 죽전 지구가 한눈에 들어오고, 동쪽에는 문형산이 보인다.

산행은 수내동, 불정동, 정자동, 구미동에서 각각 시작하는데, 불정동에서 시작하여 불정고등학교와 급수대를 거쳐 능선을 타고 정상에 오른 다음 남릉을 따라 구미동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2시간이 걸린다.

구미동에서 출발, 정상을 거쳐 광주시 오포면의 문형산 혹은 영장산(靈長山)과 연결된 종주코스도 있다. 불곡산에서 영장산으로 넘어가는 태재고개까지 갔다가 되돌아와 대광사를 거쳐 구미중학교로 하산하면 3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지하철 분당선 오리역에서 내려 3번 출구에서 나온다. 대로를 따라 조금 걷다가 농협을 끼고 드마리스 앞에서 좌회전, 사거리를 지나 탄천을 가로지르는 오리교를 건넌다.

탄천(炭川)은 경기도 용인시에서 발원하여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를 거쳐 한강으로 흘러드는 길이 35.6㎞의 국가하천으로 한강의 대표적 지류의 하나다. 유역면적은 302㎢에 달한다. 탄천 둔치에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많다.

분당불곡산7
한강 지류인 탄천
사거리를 2번 지나면 오른쪽으로 구미초등학교가 있다. 산 밑 학교답게 숲이 울창하다. 삼거리에서 구미초교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길 건너 약수터를 지나 등산로가 나온다.

울창한 숲 속에 넓은 등산로가 이어지고, 적지 않은 시민들이 산을 오른다. 구미동 갈림길과 소나무숲 속 작은 정자 앞을 지난다.

이 길은 성남시 시계등산로의 일부다. 불곡산에서 영장산, 요골산, 망덕산(望德山. 일명 왕기봉), 검단산을 거쳐 남한산성(南漢山城)이 있는 청량산으로 이어지는 25km 가까운 산길이다.

불곡산 정상에 가기 전 대지산(320m)이란 봉우리도 있다.

오른쪽 용인 수지에서 오르는 길이 합류하는 지점을 지나 계속 오르니, 대지산 정상에 쉼터와 운동기구들이 있다. 여기서 불곡산으로 가려면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가야 한다.

잠시 내리막길을 내려가 사거리에서 직진한다. 조금 더 가면 왼쪽으로 골안사(骨安寺)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골안사로 가려면 급경사 계곡길을 600여 미터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불곡산의 유래가 된 고찰인 만큼, 한참 돌아가더라도 한 번 둘러볼 만한 가치가 있다.

분당불곡산3
골안사 대웅전
골안사는 조선 후기에 창건된 절로 원래 이름은 불곡사였으나 분당신도시 개발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다시 찾아올 때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이곳의 옛 지명인 ‘골안’을 따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었다.

대웅전(大雄殿) 외에는 이렇다 할 건물도, 볼 것도 없는 초라한 사찰이다. 대웅전 안에 봉안된 삼존불 가운데 중앙의 본존불은 원래 석불인 것을 도금한 것이다.

다른 절 같으면 일주문이 있음직한 곳에는 돌무더기 위에 앙증맞은 작은 불상들이 모여 있다.

여기서 불곡산 정상으로 가려면 다시 능선 위로 올라야 한다. 사실 골안사는 등산로 초입에 있다. 내려왔던 계곡 오른쪽길이 아니라 왼쪽 길로 오르면 길이는 900여 미터로 길어지지만 경사도는 오른쪽 길보다 훨씬 낮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능선에 올라 조금 가면 전망대가 있다.

이 곳에선 분당 시내 전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그 너머에 형제봉과 수원 광교산(光敎山), 의왕 백운산과 바라산 및 우담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조금 더 가면 정상이다.

분당불곡산2
불곡산 정상
네모진 나무 정자와 각종 운동기구들이 있다. 정상에는 나무들에 가려 조망이 없지만,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여기서 영장산으로 넘어가는 태재고개(해발 170m)까지의 거리는 2km이고, 처음 산행을 시작했던 구미동까지는 3.7km다. 태재고개까지 갔다가 돌아올 수도 있고 그냥 하산할 수도 있다.

하산길은 대광사(大光寺)·구미중학교 방향을 택했다.

산불감시탑을 지나 다소 가파른 길을 내려간다. 길 옆에는 등산객들이 쌓은 돌탑들이 있다. 이윽고 왼쪽 아래로 거대한 사찰 건물이 보인다.

대광사는 천태종(天台宗)이 분당신도시 포교를 목적으로 1997년 6월 19일 기공식과 함께 창립했다. 2000년 3월 24일 원통보전을, 같은 해 10월에는 대불보전을 낙성했다. 대광사는 소백산 구인사가 본산인 종단 천태종이 수도권 대표 사찰로 건립코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아래쪽엔 지금도 대규모 불사가 한창이다.

분당불곡산4
골안사와 달리 대광사는 최근 청건된 화려한 거찰이다.
대광사 옆으로 내려오니 소공원 밑에 대로가 있다. 건너편이 구미중학교다. 여기서 좌회전, 도로를 따라가다 골안사 입구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건너 20여분 계속 가면 오리역이다.
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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