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청와대가 규제개혁 부진을 극복하려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140828001341432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14. 08. 28. 13:42

세월호에 발목 잡힌 국회는 반성해야 하지만, 규제개혁을 위한 노력을 멈출 수는 없다. 입법이 필요한 분야 이외에도 할 일은 많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무색하게 규제개혁 드라이브의 결과는 실망스럽다. 과거 규제들은 정리되지 않은 채 각종 규제적 법령들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자치자체(이하 지자체)가 올 들어 새로 시행한 행정규제가 무려 551건으로 하루 평균 2건 이상 신설되었다고 한다. 지자체의 규제는 약 5만건으로 중앙정부의 1만 5천건의 3배를 넘고 있다. 중복, 과잉, 일관성 결여 프로그램들이 매일 설치되다보니 충돌을 일으켜 너무 느려진 컴퓨터, 그게 우리 경제의 모습이다.

중앙정부에서는 규제개혁을 위해 분투하는 모습은 보이지만, 지자체에서는 이런 움직임조차 없다.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 혹은 구청장이나 시장이 앞장서 규제개혁에 앞장선 사례를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호텔과 병원 등 서비스 관련 규제에서 인허가가 지자체에 귀속되어 있어, 지자체의 변화가 없이는 규제개혁은 공염불에 그치게 된다. 

정책결정-재정-책임이 일치되지 못하다보니 무수한 문제들이 파생한다. 그래서 지자체도 불만이 많다. 복지사업에서 정책 결정은 중앙정부가 결정하고 재정의 일부를 떠맡기기 때문이다. 효율성과는 거리가 먼 호화청사의 건설이나 여타 선심성 사업처럼 지자체도 남의 돈으로 자신의 사업을 하려고 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국가개혁은 바로 이런 부분을 바로 잡는 일이다. 답은 나와 있다. 컴퓨터의 오작동을 없애고 속도를 높이기 위해 악성 프로그램들을 제거하듯이, 일몰제, 규제총량제 등을 이용해 악성규제들을 솎아내야 한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관료들을 어떻게 규제개혁의 전도사로 만들 것인가이다. 그런 전도사들로 관료를 모두 채울 수는 없기에 결국 더 많은 예산 배정과 진급이나 포상 등 부처 간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지자체를 움직이게 만들기 위해서도 결국 규제혁파로 이룬 일자리나 투자액이 클수록 자체사업, 재정분권의 정도, 지방교부금 등에서 유리하게 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는 기획재정부나 규제개혁위원회, 조세연구원 등 여러 곳에 그런 구체적 방법들을 제시할 것을 주문해야 한다. 물론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정치지도자의 몫이다. 경희대 이영조 교수의 강조처럼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기존의 컴퓨터에서 악성 프로그램만 제거하기는 기존의 컴퓨터를 통째로 버리는 것보다 어렵다. 규제개혁에 돈이 들지 않는 게 아니다.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려면 무수한 자원이 들어가야 한다. 그 실행 순서에 있어서도 뛰어난 정무감각이 필요하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