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과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은 13일(현지시간) 야후의 전 직원인 중국계 여성난 시(Shi)가 직속상관이었던 마리아 장 모바일 부문 선임 디렉터를 상대로 손해배상과 형사 처벌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구글의 고위 임원이 매춘부에 의해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실리콘밸리 남성 종사자들의 그릇된 성문화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불거진 것이어서 더욱 세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올해까지 야후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 시는 고소장에서 장 디렉터의 회유와 협박을 견디지 못하고 수시로 동침 요구에 응해 ‘구강 및 디지털 성교’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장 디렉터는 시에게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일자리와 주식, 미래를 빼앗아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지속적으로 성행위를 요구했고, 성관계 직후에는 근무외시간인데도 강도 높은 업무를 요구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도 일삼았다는 게 시의 주장이다.
시는 참다못해 성관계를 거부하자 장 디렉터에게 낮은 인사고과를 받고 해고당했다고 말했다.
시는 특히 성희롱 피해를 야후 인사과에 신고했으나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혀 이번 논란이 회사 전체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의 주장에 대해 야후는 대변인 성명을 내고 “장 디렉터는 모범적인 야후의 임원”이라며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고 명예 회복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장 디렉터는 지난 4월 한 IT 전문지인 실리콘밸리비즈니스저널에서 ‘올해의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명으로 선정되는 등 해당 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다.
여성 엔지니어의 멘토를 자처할 정도로 여성 IT 종사자의 복지와 여권신장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중국 베이징 출신으로 미국 오하이오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장 디렉터가 세운 모바일 회사인 ‘얼라이크’에 입사하면서 ‘악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질로우에서 근무한 장 디렉터는 얼라이크를 지난해 야후에 매각하면서 야후의 모바일 부문 책임자가 됐다.
미국 언론은 실리콘밸리에서 여성이, 그것도 고위 임원이 동성간 성범죄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