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이라크 제2 도시인 모술이 이슬람 과격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에 의해 완전히 함락됐다고 복수의 외신이 전했다.
시내 정부 청사는 물론 경찰서와 공항, 군 기지가 이들 무장단체에 장악당해 불타는 도시로부터 빠져 나오려는 15만 명의 주민들의 피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의회에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요청했다.
로이터 통신은 올해 1월 초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서부 일부지역과 팔루자 탈취에 성공한 ISIL이 교전 5일 만에 시리아에 근접한 북부도시 모술을 점령함에 따라 이라크와 시리아 서부의 주요 거점들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ISIL은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으로 시아파 정부가 집권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종교 종파 분쟁을 일으키며 주민 학살 등 과격한 행보로 올해 초 알카에다에서도 퇴출된 바 있다.
테러리즘 전문가 찰스 리스터 킹스 컬리지 교수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와 시리아 정부보다 이들 무장단체가 더 우세한 정치력을 보이고 있다”며 “이 무장단체의 이름(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처럼 실제로 이슬람 국가가 실현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BBC 또한 “ISIL이 인구 200만 모술 지역의 행정·경제적 영역까지 완전히 장악한다면 이는 이 단체의 최대 성과”라며 “모술을 되찾기 위한 전투는 이라크 정부의 정치·군사적 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이라크 정부가 모술 탈환을 위해 당파를 가리지 않고 정부군·지역민병대·이란 기반 남부 시아파·미 정보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한다면 회복할 수 있겠지만 이라크 정부가 이것을 깨달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미 국방부는 “ISIL은 이미 이라크만이 아니라 이 지역 전체에 대한 위협”이라며 “미국은 이라크 정부를 돕기 위해 적절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이라크 정부군이 이번 ISIL과의 교전에서 최소 1000명 넘게 사망했으며 훈련과 장비 부족으로 많은 병력이 탈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