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에서 퇴출당한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바논 이슬람국가’(ISIL)는 정부군과 나흘간의 격렬한 교전 끝에 이날 모술의 정부 청사와 군 기지를 모두 접수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아라비야와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이 무장 단체가 여세를 몰아 하위자흐, 리야드흐 등 원유 생산지인 키르쿠크의 남서부 도시마저 휩쓸어 장악 지역을 확장했다고 소개했다.
오사마 알누자이피 국회의장은 바그다드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니네바 주 대부분이 무장세력의 수중에 떨어졌다”면서 “무장세력이 살라헤딘으로 진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장세력은 모술 시내에서 확성기로 “해방하기 위해 왔다”면서 “저항하는 사람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내무부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들은 시내 정부 청사는 물론 경찰서와 공항, 군 기지를 장악하고 3개 교도소에서 수백 명의 수감자를 풀어줬다.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의회에 긴급회의를 소집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달라고 요청했다.
알말리키 총리는 또 무장세력에 저항하는 일반 시민에게 무기와 장비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구 200만 명의 모술에서는 경찰서와 경찰 차량이 대부분 불에 탄 채 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시내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았으며 피란길에 오른 가족들도 수백 가구에 달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국제사회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한목소리로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급진 수니파 단체의 행동을 “비열하다”고 맹비난하고 배후 세력으로 인접한 시리아를 겨냥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현 단계에서 이라크에 대한 군사 지원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후 이라크 군경과 ISIL의 대치가 5개월 넘게 계속되고 이라크 전역에서 각종 테러가 끊이지 않아 올해 들어 벌써 5000명 넘게 희생되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