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 상승에 매출 2000억 감소
장기화땐 수익성 악화 불가피
해외생산 확대ㆍ환헤지 등
환율 손해 만회에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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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의 경우 원·달러 환율 급락에 따른 악영향은 상당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매출은 2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2.3원 내린 달러당 1022.1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초 사업계획을 짜면서 추정했던 올해 환율은 1050원. 이미 환율이 1020원 밑으로 내려갈 추세인 만큼 매출 감소분은 상당하다.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020원마저 붕괴될 위기에 처하면서 해외 생산 비중이 현대차보다 낮은 기아차의 경우 환율 변동에 대한 민감도는 더욱 크다.
지난해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이 현대차에 비해 3%포인트 가까이 낮은 것도 롤러코스터 환율 변동에 따른 악영향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현대차는 환율이 급락하면서 해외생산 비중 확대, 결제 대금 다변화, 협력업체와의 공조, 환헤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환율로 인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조1000억원, 2조29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판매대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전년 동기대비 크게 하락하면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3, 4분기에는 전년의 환율 기저가 낮아진 상황에서 일회성 비용들이 제거되고, LF쏘나타 신차 출시로 인한 판매대수 증가와 인센티브 감소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각각 5%, 7% 증가할 전망이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생산능력의 제한적 증가와 신차 사이클의 하강기, 그리고 원화 강세에 따른 수익성 둔화가 낮은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중국공장 증산과 쏘나타·아반떼·투싼 등 주력 모델들의 신차 사이클 재개로 성장성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달러 강세가 예상보다는 약화될 가능성이 있고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 지속, 충분한 외환보유고, 높아진 국가신용등급 등 원화 자체의 강세요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향후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높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도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제고, 글로벌 생산비중 확대, R&D 역량 강화, 결제통화 다변화 등 수출의 환율 민감도를 낮추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