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번처럼 큰 사건이 발생할 경우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뿐만 아니라 이를 직접·간접 목격한 사람들까지 우울증이 확대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낄 경우 증세는 더욱 심각하게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잊지 않았다.
이병철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대형 사건의 잇단 보도로 비관적인 생각을 해 힘들어 할 수 있다”며 “뉴스를 계속 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다는 느낌에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정선용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 등을 겪은 우리 사회에서 다시 한 번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예나 지금이나 큰 사건은 국민 모두에게 외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어 “본인이 어떻게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에 직접 사고현장에서 구출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 겪고 있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울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또래 아이를 두고 있는 주부들이 뉴스를 보면서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다 보면 자칫 질병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어 주의를 해야 한다. 질병으로 발전돼 심할 경우 무기력감, 자해, 심지어 자살 등 위험수준이 올라갈 수 있다.
이 교수는 “뉴스에서 보도하는 내용이 기대-희망-울분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그런 것이 반복해서 보도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지막에 스스로 불안한 마음과 함께 가라앉게 되는 분위기를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스스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