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도 미국을 협상에 끌어들이기 위한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함께 남북관계 주도권을 점하기 위한 크고 작은 군사적 도발 내지 무력 시위를 계속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북한의 이러한 대남·대미 군사적 도발 내지 무력 시위가 남북관계 개선의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지난해처럼 대남·대미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기 위한 전략적 긴장감 조성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항상 남한에 군사적 위력을 강하게 인식시켜 주고 난 후에 남북 간 관계 개선을 한다는 공식을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앞으로도 남·북 간 관계 개선에 적극 나올 것으로 보이며, 그에 앞선 이러한 추가적인 군사적 위협 행위는 계속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남·북 이산상봉이 진행되던 지난달 21일 사거리 150㎞ 수준의 300㎜ 신형 방사포 추정 발사체 4발을 발사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스커드-B·C·D 계열로 300·500·700km까지 사거리를 점차 늘려 미사일 발사를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거리 300·500km 수준은 남한을 대상으로 하는 하나의 군사적 위협 행위이며, 더 나아가 사거리 1000km의 미국 상대하는 미사일 실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이 중·장거리 1000km 미사일에 핵을 탑재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무력 시위를 할 수도 있다”면서 “미국을 대화에 끌어 내고 대미 협상에서 주도권과 가시적인 과실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성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불량국가’로 인식되고 있는 북한이 단 한 발의 핵 미사일 탄두를 갖고 있다면 미국이나 국제적으로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이러한 군사적 도발이나 긴장감 조성과는 별개로 남·북관계 전반은 ‘올스톱’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군사적 무력 시위 단계를 높이고 있는 것은 남·북관계을 개선하는 데 있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과 형태로 가기 위한 대화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라면서 “단계적으로 보상과 협상에 따라 인도적 차원의 교류가 이뤄지겠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일단 강하게 시위를 해 놓고 손을 내미는 그런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북한이 단계적으로 군사적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 올려 놓은 다음에 개성공단 관련 대화를 한다든지 하는 다음 단계를 북한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인 키 리졸브와 실기동 폴 이글 연습이 시작되는 지난달 24일 밤부터 25일 새벽까지 경비정 1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2시간 동안 3차례나 침범했다. 지난달 21일 신형 방사포 추정 발사체 4발에 이어 27일에는 사거리 220㎞ 스커드 계열 추정 단거리 미사일 4발을 쏘기도 했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이 잇따라 군사적 도발과 무력 시위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 측면이 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을 쏜 3일에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한·미 군사훈련과 관련해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2월 초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출격과 키 리졸브 연습을 언급하면서 “모처럼 마련된 북남관계 개선의 기회를 뒤엎으려고 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