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이진우 기자] 우리는 제품이나 최고경영자(CEO), 또는 해당 기업과 관련된 좋거나 나쁜 일들을 접하고서 특정 기업의 이미지를 갖게 된다.

하지만 정작 그 기업의 존재를 가장 먼저 드러내는 회사명에는 그닥 큰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다. 즉, 삼성전자라고 하면 그냥 삼성이구나 라고 건성으로 흘려넘긴다. 외국기업의 이름은 더 그러하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요즘 잘 나가는 외국기업의 이름을 처음 듣더라도 아무런 생각없이 기업 이미지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사람의 이름이나 사물의 명칭에는 저마다 고유의 뜻을 지니고 있듯이 회사명에도 일반인이 모르는 나름의 의미와 역사가 담겨 있다.

심지어 그 기업의 정체성(identity)과 바로 직결되는 사명(社名)도 있다. 당연히 기업의 이름은 매우 중요하다. 창업자들이 기업 이름을 정하거나 지을 때 유명한 역술인의 힘을 빌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사명(社名)이 사명(社命)을 결정짓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회사 이름에 담긴 뜻과 역사를 알면 100%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그 기업 경영의 절반 이상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억지 주장일까.

<1> 디아지오(Diageo)

국내에서 술을 좋아하는 사람, 특히 위스키를 즐기는 애주가이더라도 주류회사 디아지오 를 아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고개를 가로저을 것이다.

윈저 17년산.

	기네스 흑맥주.

대신에 위스키 조니워커(Johnnie Walker) , 윈저(Windsor) , 기네스(Guinness:맥주) 를 말하면 금방 머리를 끄떡인다. 디아지오는 다름아닌 조니워커, 윈저 등으로 대표되는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 주류기업이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글로벌 톱 20에 드는 술 브랜드 중 조니워커, 기네스를 포함해 J&B, 스미노프, 베일리스, 캡틴모건, 호세쿠엘보, 텐커레이 등 8개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답게 전 세계 180개국에서 2만 2000명 가량의 디아지오 직원들이 주류 비즈니스 에 종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디아지오는 무슨 뜻일까.


▶"언제 어디서나 삶을 찬미하라"

디아지오코리아 김종우 대표는 "Diageo는 날(day)을 뜻하는 라틴어 Dia 와 세계(world)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Geo 를 합친 말에서 유래한다"고 설명한다.

이를 좀더 쉽게 풀이하면, 자신들의 프리미엄 주류와 함께 언제(day), 어디서나(world) 세계인의 인생을 주신(酒神) 바쿠스 처럼 즐길 수 있게 만들겠다는 디아지오의 경영 철학을 사명(社名)에 반영한 것이다. 이 사명(社名)에 따라 전세계를 누비고 있는 디아지오 맨들은 철저히 사명(使命)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이같은 회사 이름의 유래는 그대로 디아지오의 사훈 언제 어디서나 삶을 찬미하라(Celebrating Life! Everyday, Everywhere) 를 낳게 했다.

디아지오코리아 측은 "사훈에서 언제(Everyday=Dia) 어디서나(Everywhere=geo) 는 소비자들의 하루 24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크고 작은 행사를 기념할 수 있는 즐겁고 의미있는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힌다.

▶언제 어디서나 걷는 진보, 전진 표방

디아지오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위스키 대표 브랜드인 조니워커(Johnnie Walker)를 내세워 이같은 언제 어디서나 의 경영 모토를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디아지오 본사는 지난 1996년 킵 워킹(Keep Walking) 캠페인을 처음 선보였고, 2003년 한국에도 도입돼 진행되고 있다.

Keep Walking 캠페인은 꾸준히 걷자 는 의미와 함께 전진, 진보 를 표방하는 진취적 인간형을 지향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톰 브라운(Tom Browne)이 그린 조니워커의 그림 '스트라이딩 맨'.

	100년만에 유머러스 이미지로 바뀐 조니워커의 그림 '스트라이딩 맨'(블루라벨).

워킹(Walking) 이란 단어는 조니워커뿐 아니라 디아지오의 경영과 역사를 연결짓는 핵심 키워드이다.

우선, 조니워커 브랜드의 창시자인 존 워커(John Walker)의 창업에서 시작해 2,3세 가업 승계자들로 이어진 워커 가문의 패밀리 네임 Walk 와 의미 상통하고, 이는 워커 가문이 성공적으로 일궈낸 사업의 진보를 상징한다.

또한 조니워커의 제품에 새겨진 그림인 (힘차게) 걸어가는 남자(스트라이딩 맨:Striding Man) 의 역사를 대변한다.

조니워커의 상징적 제품 아이콘(icon)인 스트라이딩 맨은 1909년 조니워커 레드라벨과 블랙라벨이 나왔을 당시 조지 워커가 유명 만화가 톰 브라운(Tom Browne)에게 간곡히 부탁해 결국 점심 식사 중에 냅킨에 그려준 걸어가는 중절모 쓴 신사 의 모습<위 사진 1>에서 탄생했던 것.

물론 조니워커의 얼굴이었던 스트라이딩 맨 이미지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근 100년만인 최근에 점잖은 신사(gentleman)에서 탈피, 활달하면서 유머러스(humorous)한 신사<위 사진 2>로 진화했다.

이처럼 디아지오는 회사명에 담긴 유래 의미를 변화와 전진을 표방하면서 오늘도(dia=everyday) 지구촌 곳곳을(geo=everywhere) 활보하며(walking) 세계 주류의 전통과 비전을 전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