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얼마 전 “갑”은 건물 소유자 겸 임대인인 “병”으로부터 임차하여 운영하고 있던 상가 건물을 임대차 기간이 종료되기도 전에 새로운 임차인 “을”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갑”과 “병”의 임대차 계약기간이 종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은 자신의 개인 사정을 이유로 임대차 기간 종료 전에 임대차계약에서 탈퇴하면서 이로 인해 생기는 “병”의 재산적 피해를 보전해 주고자 자신이 임차한 상가건물에 새로운 임차인을 입주시켜주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위와 같은 “갑·을“간의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그런데, “을”의 사정으로 “갑·을”간의 임대차 계약이 중도에 해제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경우에 "갑"과 "병"과의 임대차계약은 법적으로 계속 유지되는 것인가요?

A. “갑”과 “병”간에 합의된 사항 즉 “갑”이 자신이 임차한 상가건물에 새로운 임차인을 입주해주는 것을 조건으로 갑은 종전 임대차계약에서 탈퇴한다는 합의는 계약의 해석문제로서 “갑”과 “병”간에 “정지조건부” 임대차 계약의 종료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즉 새로운 임차인 “을”이 종전임차인 “갑”에 갈음하여 “병”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모두 지급하고 상가건물에 입주할 때 비로소 “갑·을 간의” 임차권 양도 계약은 유효한 효력을 발생한다는 합의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갑”이 “새로운 임차인을 상가건물에 입주 시킨다”는 사실은 장래에 도래하는 불확정적인 사실이므로 이는 “조건”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병”의 귀책사유가 아니라 “갑의 영역 내에서” 위 조건이 불성취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갑”과 “을”간의 임차권 양도에 대한 “병”의 동의는 조건의 불성취에 따라 그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
 
결국 “갑”과 “병”간의 기존의 임대차계약은 그대로 유효하게 존속한다고 할 것입니다.

 /이남길 변호사

* 이남길 변호사
이남길 변호사는 현재 온라인상에서 공인중개사들을 상대로 법률자문을 하고 있고 공인중개사시험 관련 민법수험서를 공동 저술하기도 하는 등 부동산을 포함한 민사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 외에도 근로복지공단 자문변호사로서 노동사건에 관한 자문 및 송무, 오락(게임) 등의 형사변론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