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2일 정규 6집 앨범 ‘레인 이펙트(Rain Effect)’를 발표, 더블 타이틀곡 ‘서티 섹시(30 SEXY
)’와 ‘라 송(LA SONG)’으로 컴백을 알렸다. 군 복무를 위해 방송 활동을 접은 이후 약 4년 만에 공개한 새 앨범이다.
비는 2002년 타이틀곡 ‘나쁜 남자’가 수록된 1집 ‘비’로 데뷔할 당시부터 매력적인 외모와 탄탄한 근육이 돋보이는 몸매,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안무로 여성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이후 그는 활동을 거듭할수록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섹시함을 지닌 남자 솔로 가수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하지만 ‘레인 이펙트’로 컴백한 비는 그 모든 것들을 내려놨다. 이번 앨범을 통해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노골적이고 화려한 섹시함이 아니다. 30대의 비이기에 표현할 수 있는, 연륜이 느껴지고 원숙미가 묻어나는 섹시함이 그가 내세우고자 하는 콘셉트다.
“요즘 남자 후배 가수들을 보면 멋지고 예쁘장한 친구들이 참 많더라고요. 오랜만에 가요계로 돌아오는 제가 그들과 승부하기 위해서는 어떤 카드를 뽑아야 할지 고민한 끝에 30대 남성의 원숙미와 농염함을 보여드리자는 결론을 얻었어요. 예전처럼 무대 위에서 옷을 찢고 파워풀한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표정과 눈빛만으로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싶었죠. 겉모습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릴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한 가수가 아닌 아티스트라는 말이 듣고 싶어서 처음으로 모든 수록곡을 직접 작사·작곡했습니다.”
‘서티 섹시’는 신시사이저가 이끄는 반복적인 라인에 심플한 힙합 드럼비트가 더해져 강렬한 중독성을 느끼게 하는 댄스 넘버다. 비는 최신 사운드와 90년대에 유행했던 리듬을 접합한 이곡을 ‘레인 팝’이라고 정의했다. 기존에 없었던, 비가 가장 먼저 선보이는 독특한 분위기의 곡이라는 것.
‘라 송’은 온 몸을 들썩이게 하는 라틴 힙합의 에너지가 넘치는 곡이다. ‘서티 섹시’가 어느 정도 기존의 비의 느낌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라 송’은 “이게 정말 비 노래가 맞아?”라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신선한 시도가 돋보인다.
“주변 사람들에게 ‘서티 섹시’를 들려줬더니 ‘좋긴 한데 좀 더 새로운 걸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얘길 들었고, 그래서 탄생한 곡이 ‘라 송’이에요.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르고 즐길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의외로 이 곡에 대한 반응들이 굉장히 좋았고 저 역시 애착이 생겨서 더블 타이틀곡으로 발표하게 됐죠. 옛날 비의 음악과 지금 비의 음악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께는 ‘라 송’을 꼭 들어볼 것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야심차게 준비한 새 앨범이지만, 음악적인 부분 외에도 비가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그가 연예병사로 복무할 당시에 불거졌던 각종 구설수들로 인해 돌아선 일부 여론과 대중의 마음을 달래야 하는 것이다. 국방부와 검찰 및 경찰 조사를 통해 비의 군 복무에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이 입증됐지만 여전히 그의 이미지는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언론과 대중에 대한 원망은 없었다. 억울함을 느낄 이유도 없었다. 비에게 있어 대중이란 좋은 일을 하면 칭찬해주고 잘못을 저지르면 질타하는 부모님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는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충분히 반성한 만큼, 이제는 대중이 새롭게 시작하는 자신의 모습을 애정 어린 눈길로 바라봐주길 바라고 있다.
“복귀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오히려 활동을 쉬는 내내 하루라도 더 빨리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는걸요. 무혐의 판정이 났음에도 아직까지 저를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많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정말 좋은 작품과 무대를 보여드린다면 다시 저를 믿어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서른 두 살의 지금,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기분이에요. 이번 6집 앨범을 준비하면서 완전히 초심으로 돌아가서, 데뷔를 준비하던 때보다 더 열심히 밤을 새가며 연습에 매진했어요. 그런 저의 진심이 제 음악을 접하는 모든 분들게 전해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