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올해 한국 경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일본 경제에 비해 성장률과 경상수지 등에서 앞설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주가 측면에서는 일본이 우위였다.
8일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올해 한국은 경제 성장률과 경상수지 등 주요 거시지표에서 일본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IMF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2.0%에서 올해 2.8%, 내년에 3.7%로 점차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지난해 1.9%에서 올해 2.0%로 오르며 정점을 찍고 내년에는 1.2%로 다시 내려앉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망대로라면 성장률에서 한국은 올해 일본에 비해 0.8%포인트, 내년에는 2.5%포인트나 높다.
전 분기 대비 성장률로는 한국이 1분기에 0.8%를 나타낸 뒤 2분기와 3분기 연속으로 1.1%를 기록했지만 일본은 1분기 1.1% 이후 2분기 0.9%, 3분기 0.5%로 둔화했다.
특히, 경상수지는 한국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630억 달러(한국은행), 690억 달러(KDI) 등인 데 비해 일본총합연구소 등 일본 기관들이 전망한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600억 달러 정도다.
그러나 경제 정책의 선명성 측면에서는 아베노믹스가 앞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무제한 양적·질적 완화로 상징되는 3대 전략을 제시하면서 명목 국내총생산(GDP) 3%, 물가상승률 2%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경기 활성화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경제민주화 등의 이슈와 맞물리면서 방향성이 분명치 않다는 평가다.
특히 경제활성화 법안 102개는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아베노믹스의 추동력으로 11월말 기준 엔·달러 환율은 102.31엔으로 작년 말보다 19.9% 절하됐다.
반면 지난달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62.1원으로 0.01% 절상됐다.
IMF는 엔화 가치 절하 등에 따라 올해 일본의 총수출(물량 기준)이 지난해보다 4.1%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는 -0.1%였다.
올해 총수입 증가율은 2.3%로 작년(5.4%)보다는 둔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IMF의 한국 수출 증가율 추정치는 5.7%, 수입 증가율은 4.1%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수입 증가율이 더 가파르다.
주가는 지난해 10395.18로 마감한 일본 니케이225 지수가 현재 15000선을 훌쩍 넘어 50% 상승률에 근접했다.
이에 비해 작년 1997.05로 마감했던 코스피 지수는 1980.41로 본전도 못 찾고 있다.
물가는 일본이 지난 6월 플러스(0.2%)로 전환하고서 10월 1.1%까지 5개월째 상승폭을 확대하며 디플레이션 탈출 여부를 주목받고 있다.
반면 한국은 3개월 연속 0% 대의 상승률을 기록, 14년 만에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을 경험하고 있다.
또 일본의 소매판매가 8월 1.1%, 9월 3.0%, 10월 2.3% 증가하는 동안 한국은 2.5%, -1.2%, 1.6%로 등락이 엇갈렸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행과 이 나라 정부가 협업 체제로 정책 방향을 선명하게 이끈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한국은 계류된 민생법안을 통과시켜야 경제가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