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우려보다는 엔저현상이 우리 기업에 미친 충격파가 작았음을 나타낸다.
28일 강두용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의 '엔저의 영향과 대응: 기업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6월 60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45%가 '엔저가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심각한 영향'이라는 답은 12%로 나타났으며 33%는 '약간 영향' 정도로 평가했다.
전체적으로 영향이 있다는 응답은 대기업(56.8%)이 중소기업(41.5%)보다 많은 반면 심각한 영향을 느낀 비율은 중소기업(12.2%)이 대기업(9.3%)보다 높았다.
나머지 중 32%는 '아직 영향이 없으나 엔저 지속 시 영향이 있을 것', 23%는 '엔저와 무관하다'는 답을 내놨다.
업종별로는 전자(55%), 기계(51%), 자동차(51%)에서 엔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높은 반면 조선업계에서는 '엔저와 무관'이라는 답이 57%로 조사됐다.
특히 핵심부품의 대일 수입의존도가 높은 기계(30%), 정밀기기(33.3%) 업종에서 수입비용 절감 효과가 컸다.
기업의 38%는 엔화가치 하락으로 원자재·부품소재 조달단가 하락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평균 단가 하락률은 4.8%로 조사됐다.
반면 엔저의 수출 영향은 가격 하락보다는 물량 감소 형태로 나타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37%가 수출 물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반면 단가에 영향을 준다는 기업은 22%에 그쳤다.
엔저에 대한 대응방안으로는 '품질·디자인 경쟁력 제고'(27.8%), '가격인하 검토'(21.6%) 등이 나왔다. '대응계획이 없다'는 답도 24.3%나 됐다.
강 실장은 "엔저로 인한 충격이 우려했던 것만큼 크지 않았던 것은 한·일간 제품차별화가 진전됐고 수입단가 하락이라는 상쇄 효과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일본기업의 수출전략이 공격적으로 바뀌고 엔저 현상이 수출가격에 확대 반영되면 체감 영향이 커질 수 있기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