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서 2015년 개통하는 수서발 KTX 운영을 민간에 넘기려 했다가 재벌 기업에 특혜를 주는 민영화라는 거센 비판 때문에 계획을 수정한 끝에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자회사를 만들어 운영권을 주기로 철도산업발전방안을 정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코레일에는 여객 운송 기능만 남기고 물류, 차량 정비 등은 부문별 자회사로 2017년까지 분리하고 일부 적자 노선을 중심으로 민간 사업자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정부 계획에 대해 시민단체와 철도노동조합, 야당 등은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영화 논란은 계속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이 수서발 KTX 운영회사의 지분 30%를 갖고 공공 연기금이 나머지 70% 지분을 소유한다면서 이는 민간 자본이 참여하지 않는 것이어서 민영화가 아니며 앞으로도 민영화를 추진할 뜻이 없다고 강조한다.
민간 참여를 일부 적자 노선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허용하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민영화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반면 시민단체 등은 공적 자금 지분을 매각하면 머지않아 민영화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민간에 지분을 매각하지 않기로 동의하는 공적 자금만 참여하게 하고 투자약정과 정관에서 민간 매각을 제한하는 것을 명시하는 등 별도의 장치를 두기로 했다.
이영수 부경대 박사는 "정부의 입김이 강한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은 정부의 명령에 따라 언제든지 매각해서 바로 민영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경쟁인가, 비효율인가
이날 발표된 철도산업발전방안은 '경쟁체제 도입'이 목적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코레일의 독점 구조 때문에 방만한 경영과 비효율이 발생했으므로 다른 사업자와 경쟁시켜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철도 총 길이가 약 3600㎞ 정도로 독일에 비하면 10분의 1밖에 되지 않아 독점이 오히려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는 데 효율적이며 복수 사업자 체제를 도입하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게다가 수서발과 서울·용산발 철도를 서로 다른 회사가 운영하더라도 경쟁이 이뤄지기보다는 지역 독점체제로 바뀌기만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즉 요금이 많이 차이 나지 않는 이상 서울 중부와 강서, 강북, 인천과 경기 서부권 주민은 서울·용산역을 이용하고 서울 강남과 강동, 경기 동부권 주민은 수서역에서 열차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토부도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설명을 하지 못한다.
다만 요금과 선로 사용료, 운행 횟수 및 선로 배분 등을 면허 조건과 선로 사용 계약을 통해 결정하므로 실질적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요금 면에서는 수서발 KTX 회사의 요금을 초기에는 서울·용산발에 비해 10% 정도 낮게 책정할 계획으로 이후에는 두 회사가 요금인하 경쟁을 벌이게 한다는 것이 국토부 구상이다.
국토부는 철도 서비스와 안전을 주기적으로 평가해 우수 운영자에게 피크타임 운영을 확대하고 선로 배분을 추가하며 선로 사용료를 할인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국토부는 또 코레일과 수서발 자회사 간의 기능 중복으로 일부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은 시인하면서도 경쟁으로 비효율이 줄어드는 부분이 훨씬 크다면서 차량 정비 등 코레일의 기존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중복 비용을 줄이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