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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평균 40년’…건강·재교육에 인생 후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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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용환 기자

승인 : 2013. 06. 17. 01:37

* '인생이모작 설계하기' 지상강좌…30,40대부터 미리 준비해야

최근 50년 동안 인류의 평균수명은 20년 가까이 늘어났다. 1000년 전 전세계 인류의 평균수명은 24세에 불과했다. 이후 1900년에는 31세로 평균수명이 7년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 

과거에는 건강상태, 질병 치료 능력이 떨어져 태어나자마자 조기에 사망한 숫자가 많았고 전반적으로 영양상태의 부족으로 수명이 길지 않았다.

1900년대 들어선 이후 1950년에는 평균수명이 49세로 늘어났다. 50년 사이 18세나 늘어난 것이다. 그로부터 2002년에는 평균수명이 66세인 것으로 조사됐다.1000년의 역사를 살펴볼 때 평균수명은 최근 50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우 2000년 이후 여성의 최빈사망연령은 90~91세를 오가고 있다. 남성을 포함하면 전체 최빈사망연령은 89세(2009년 기준)이다.

최빈사망연령은 한 국가에서 사망자가 제일 많은 연령층을 지칭한다. 최빈사망연령대가 높아진 만큼 장수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한국은 1960년 평균수명이 58세였다. 60세가 되면 이를 축복하는 ‘환갑’ 의식을 성대하게 치렀다. 2010년 기준 평균수명은 약 80세다.

20~30년 전에는 성대하게 환갑잔치를 치렀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최근에는 이 같은 의식이 사라졌다. 60세가 결코 오래 산 것이 아니라는 의식이 자리 잡았고 이에 따라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한국은 2020년에 최빈사망연령이 90세에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은 지난 2009년 100세 시대를 맞이한 현재 인류를 ‘호모헌드레드’(Homo Hundred)라고 정의했다. 이는 새로운 인류가 탄생했다는 의미로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고령화사회를 지칭한 신조어다.

장수시대를 맞이한 만큼 이에 맞는 건강, 경제관리 등의 노후대책을 세우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고 있다.

◇평균수명 연장

전세계적으로 실업문제가 골칫거리로 자리잡았다. 경제성장률은 높은 반면 많은 사람을 고용하지 않는 문제를 드러냈다. 특히 일자리 부족은 청년실업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고용 없는 경제성장이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제성장률이 매년 4%를 기록하더라도 결국 경제성장이 약화될 수 있다.

노동시장에서 ‘조기퇴출’은 두드러지게 발생하고 있고 ‘사오정(45세 정년퇴직), ’오륙도‘(56세까지 일하면 도둑)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게 됐다.

1955~1963년생을 지칭하는 베이비부머는 현재 약 760만명이다.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악화되는 상황에서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는 베이비부머는 30%도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노후에도 일자리를 원한다는 응답이 69.8%였다. 10명 중 7명은 일자리를 구하겠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원하는 베이비부머는 ‘소득’이 27.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여가 활용(25.7%), 자기 발전(22.4%), 건강(13.1%) 등을 이유로 꼽았다.

과거보다 노동시장에서 일찍 퇴직 당하는 것이 현실이 됐다. 노후가 길어짐에 따라 노동시장에서의 활동이 짧아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노후대책이 없다면 미래의 불안감이 커진다. 노후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없으면 장수의 축복은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다양한 측면에서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프라임칼리지 '제2인생기의 이해2 : 경제, 일과 사회참여, 여가의 이해' 강좌에서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겸 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가 '인생이모작'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인생이모작 설계

평균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인생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기존 사회 시스템은 70~80세에 맞춰서 설계되어 있다.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상황에서 과거의 시스템에 맞춘다면 미래를 즐겁게 보낼 수 없다.

인생 70년 시대에는 20년 교육·30년 근무·20년 은퇴 설계를, 80년 시대는 교육 30년·근무 30년·은퇴설계 20년으로 바라본다.

인생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상황에서 교육과 근무는 변화가 없지만 은퇴는 40년이나 된다. 은퇴 후 인생이 2배 이상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젊은 세대 역시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사망 전까지 골고루 나눠 쓸 수 있도록 재산 축적기간, 소비기간에 대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에 따라 자신이 처한 다양한 상황을 파악해 다양한 은퇴경로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 1모작은 25~65세로 구분된다. 이어 인생 2모작은 65~74세로 설계할 수 있다.

인생 후반기를 74세까지 설정한 것은 노동력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상태를 고려한 것으로 인생 2모작부터는 부분은퇴 및 사회공헌의 생애를 담당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부분은퇴는 주된 일자리를 떠나는 것으로 완전은퇴와는 다른 분야다. 사회공헌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는 것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해 또다른 일자리로 만들어 인생이모작을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다.

◇최고의 투자는 자신에 대한 투자

건강을 챙기지 않는 수명연장은 개인과 국가에 부담을 준다. 활기찬 노후를 보내지 못한다면 의료비용 증가, 노동인력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평균수명 연장은 건강에 대한 투자 없이 설계할 수 없는 것이다.

인생에 있어 건강이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998834’가 등장했다. 이는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3~4일만 아프고 생을 마감하자는 것으로 건강한 삶을 평생동안 유지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건강과 함께 인생 후반기는 즐길 수 있는 자신만의 개인기를 연마해야 한다.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노후의 우울한 시점이 아닌 인생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기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100% 돈벌이를 찾는 것만이 아닌 역동성 있는 삶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인생 이모작 준비

충분한 재산을 축적한다면 편안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다. 하지만 노후에도 소득을 위한 근로활동을 지속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를 위해 개인은 현재 직장에서 가능한 자신의 능력을 높여야 하고 국가에서는 고용 연장을 통한 정년 연장, 임금 피크제 도입 등 외적인 제도를 변화시켜야 한다.

개인과 국가가 인생 이모작을 위한 노력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청년실업이 지속된다면 2017년 이후 총노동수요는 총노동공급을 초과한다.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좀 더 노동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국가에서는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개인의 경우 이직하기 전부터 재취업이 수월하도록 자기개발·재교육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주된 직장에서 일한 것만을 고수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개인 능력을 키워야 한다. 다른 일자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 틈틈이 시간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변하는 세상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시니어 창업’을 시도하는 것도 또다른 방법 중 하나다.

자신의 것만 고집하는 것이 아닌 창의성이 넘치는 젊은 층과 공동 창업을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를 통해 세대간 공유로 새로운 창업 분야를 마련할 수 있다.



인생이모작 설계, 젊을수록 유리하다

여러 가지 재능이 있다면 영리 목적이 아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재능기부를 고려할 수 있다. 

의사는 무료진료를, 변호사는 무료변론, 교사는 무료 강의에 나설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신노년층이다. 이 연령층은 문화적 욕구가 크다. 실버 계층에 부합할 수 있는 자신만의 문화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 콘텐츠는 다양한 취미활동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정서적 안정 확보로 노년기의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 자살율 1위다.

장수가 축복이 될 수 있도록 젊을 때부터 노후준비는 필수다.

주된 일자리에서 가급적 오래 살아남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자기개발을 높여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 노동시장에서 완전 은퇴가 아닌 부분근로와 부분 퇴직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생 이모작 기간에는 자신과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비타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류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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