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파이퍼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좌)와 테레사 폴크스 고객관리 국장(우)이 22일 프라임 회의실에서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사진= 영국 기획취재팀
버킹엄(영국)/아시아투데이 김종원·이정필 기자 = 영국 런던 타비스탁 광장 인근에 위치한 프라임은 은퇴한 영국인의 창업발전소로 통한다.
22일(현지시간) 프라임 회의실에서 스티븐 파이퍼 커뮤니케이션 매니저(30)와 테레사 폴크스 고객관리 국장(40)을 만났다.
-영국 중장년층의 은퇴자 현황은.
“영국에는 노인이 많고 50세 이상 인구가 2100만 명으로 성인 인구의 50%를 차지한다. 이들 중 27%는 실업자다.”
-중장년층이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때 어떻게 접근해 도움을 주나.
“현실과 이상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단순한 아이디어들 중에 실현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목표를 사업 자체에 두는지 아니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하는 건지 생활상의 계획을 묻는다. 그 다음엔 목적에 맞춰 아이템을 정하게 하고 사업에 도움이 되는 전문지식과 조언을 준다.”
-한국은 정년이 60세고 은퇴 후에도 돈을 벌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도 마찬가지다. 정년이 폐지돼 없어졌다지만 현실적으로 65세 정도라서 만약 50세에 실직하면 15년은 더 벌어야 된다. 그래도 한국사회보다는 영국사회가 릴랙스한 거 같다.”
-한국은 은퇴 후 창업을 하면 10가게 중 7~8가게가 문을 닫는다.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도움을 구하러 온 회원들에게 소자본 소규모 창업을 하더라도 자신만의 색을 갖고 가라고 조언한다. 식당을 차렸을 때 그 가게만의 특별 메뉴나 소스를 개발한다면 마니아층이 형성될 것이다. 테마가 있는 인테리어나 소품 등의 공간연출, 가게에 틀어놓는 배경음악의 장르 등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한국은 직장을 나온 은퇴자들은 특별한 기술이나 손재주가 없어 대부분 치킨이나 피자 등 요식업체 프랜차이즈를 낸다.
“사업 아이템을 최대한 다양하게 구성해야 된다. 단순한 의식주 제공 아이템을 넘어 생각해보면 의외로 해볼 만한 많은 일들이 있다. 영국에는 상담 분야, 도자기 공예, 회화나 음악 등 예술 분야, 마사지 테라피 등 다양한 서비스 업종이 인기다. 생소하더라도 자신이 은퇴 후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관심이 가는 위시리스트를 작성해보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방금 말해준 아이템들은 한국에도 이미 다 있다. 다른 분야 아이템도 넘친다. 문제는 한정된 시장에서 대다수 아이템이 포화상태라는 점이다. 새로운 게 나와도 잠시 인기를 끌고 오래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와는 상황이 다른 것 같다. 비교적 영국은 넓고 지역별로 떨어져 스몰타운의 경쟁력이 살아있다. 만약 아이템이 완전히 똑같이 겹칠 경우에는 경쟁적인 관계의 두 사람이 차라리 정보를 공유해 서로 차별화를 하면서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겠다.”
-영국에 와서 보니 거리마다 오래된 서점이나 식당 등 소규모 가게들이 잘 정비돼 있고 손님들도 많이 찾아오는 것 같다. 한국은 좁은 지역에서 같은 메뉴의 음식점들이 경쟁을 벌이고 프랜차이즈가 들어선다.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더라도 대형업체가 흡수해버리기 쉽다.
“영국도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전통이 사라지고 미국 같은 대형화 바람이 불어 문제지만 한국만큼은 아니다. 국민들도 전통을 지키려는 정서가 강하다. 이런 문제는 정부가 나서 상생의 조율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맞춤형 복지, 영국에서 길을 묻다’ 해외 기획취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을 받아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