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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자 베이비부머 끄는 대만 의료관광의 매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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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솔 기자

승인 : 2013. 05. 06. 14:44

[희망100세] 고령화 극복, 대만에서 배운다 ⑤한국 위협하는 대만 의료관광 매력은?
쉬추안 병원 의사가 건강 검진을 위해 온 중국 환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제공=쉬추안 병원
아시아투데이 대만 100세 특별 취재팀 =  # "나눠드리는 이 카드에 자신이 해당하는 부분에 체크하세요. 당뇨가 있거나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약이 있으면 모두 기입하시구요. 의사선생님을 만나기 전에 상태를 먼저 점검하는거니까 자기랑 상관있는 부분은 빠짐없이 표시하세요."

지난 달 23일 대만 타이중에 위치한 쉬추안 병원 1층 로비. 환자 대기석에 20여 명의 사람들이 일렬로 앉아 간호사가가 나눠주는 건강검진표를 받고 있었다. 

아픈 사람들이 찾는 병원은 원래 조용한 분위기지만 20여 명의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면서 건강검진기록표를 작성하고 있었다.

그들은 중국 완이여행사를 통해 '의료관광'을 온 관광객이었다. 평소 대만의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국 베이비부머들은 의료서비스가 포함된 대만 관광 패키지 프로그램을 통해 대만을 방문했다.

검진표를 모두 작성한 중국 의료관광객들은 가이드를 따라 병원 건물 5층으로 이동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기존의 병원과는 전혀 다른 ‘신세계’가 펼쳐졌다. 고급 부띠끄 같은 분위기의 장소는 다름 아닌 쉬추안 병원의 건강검진센터였다. 

이곳에는 잔잔한 클래식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대만 전통 중국차인 비뤄춘의 향이 건물 가득 은은하게 퍼져있었다. 

좋은 재질의 카페트와 고급 가죽 소파, 편안한 슬리퍼와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쿠키가 마련되 있는 곳은 병원이라기보다는 부촌의 까페처럼 느껴졌다.

관광객들은 입고 있던 외투를 벗고 편안 자리에 가서 앉아서 잡지책을 보거나 차를 마시며 고화질 TV로 최신 영화를 감상했다. 

흰색 간호복을 입고 있던 간호사들과는 달리 분홍색 계열의 옷을 입은 간호사들이 활짝 웃으면서 환자들의 이름을 호명했고, 환자가 진찰을 기다리는 동안 환자 옆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등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대만 의료관광객 추이(2008-2012)        /출처=대만통계청


베이비부머들이 전 세계 경제를 받치는 큰 손으로 대접받고 있다. 특히 경제 대국으로 떠오른 중국 베이비부머들은 산업계의 VVIP다.


태국, 싱가포르, 한국 같은 의료 관광 강국이 건강검진과 성형으로 초반에 이들을 사로잡았지만 선진 의료서비스와 저렴한 비용, 같은 언어를 내세운 대만이 이들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대만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은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퇴직 공무원과 기업가, 임원계층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령층으로는 44~55세에 해당하는 베이비부머들이다.

특히 중국 베이비부머 사이에서는 젊게 보이기 위한 성형 수술 열풍이 불면서 대만 병원에서 보톡스 시술이나 쌍꺼풀 시술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쉬추안 병원 천홍원 부원장은 이처럼 중국인의 대만 의료 관광이 급증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동일한 언어 사용을 꼽았다.

쉬 원장은 "의료 분야는 환자와 의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잘 알리려면 통역가보다 자신이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마음 편히 대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언어 뿐 아니라 수준 높은 의료 시설을 갖고 있는 것도 중국 관광객이 대만 병원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가 발표하는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대만의 의료환경 인프라는 24위로 전년 대비 15단계 급상승 했으며, 대만 의료기관 12개가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취득하면서 의료환경 경쟁력을 입증했다.

의료 관광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가가 전폭 지원

대만 의료 기관의 경쟁력 뒤에는 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대만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의료서비스 국제화추진계획’을 추진해 의료 관광을 6대 신흥산업의 하나로 선정하고, 2010년부터는 ‘의료서비스 국제화 액션플랜’을 통해 4개년 계획을 추진하는 등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4년간 총 9000만 대만 달러의 경비를 투입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 국제의료단지 조성 공사를 시작하는 등 의료관광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내 지어지는 국제의료단지는 2014년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병상이 최소 200개, 쇼핑센터와 숙박시설, 컨벤션 센터 등 각종 비즈니스 편의시설이 마련될 예정이다.

게다가 대만 정부가 중국인 의료관광 유치를 위해 ‘중국인 대만 입국 허가법’ 수정안을 마련해 중국인이 대만에 입국할 때 의료 검진 목적 비자 항복을 추가했고 입국 절차를 대폭 줄였다.

정부와 발 맞추는 대만 의료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대만 의료계도 발전하고 있다. 

대만 쉬추안 병원은 호텔식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환자는 검사나 치료 중간에 룸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회복할 때는 최첨단 IT기기사 설치된 1인 VIP룸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대만 파 이스턴(Far Eastern) 병원은 태평양 소고(SOGO) 백화점과 파 이스턴 호텔을 운영하는 파 이스턴 그룹의 계열사로 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쇼핑을 하면 혜택을 제공한다.

소수의 환자를 받아 특별하게 서비스하는 예약식 의료방법을 고수하는 것도 중국 고객을 유치하는 방법 중 하나다.

중국은 한 성(성:중국 행정단위)에서 가장 큰 병원이 하루에 8000여명의 환자를 받고, 그것보다 작은 시(시:중국 행정단위)의 큰 병원은 하루 5000~6000명의 사람을 받을 정도로 많은 수의 환자가 몰리기 때문이다.

쉬추안 병원 천 부원장은 “소수 정예 예약시스템을 원하는 중국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대만 병원들은 고객들이 특별하게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 높은 서비스와 가격 경쟁력에서 독보적
의료목적으로 대만을 찾는 중국인들이 대만에서 가장 만족하는 것은 저렴한 가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천 부원장은 "미국에서 30만 달러에 달하는 간 이식 수술이 대만에서는 9만 달러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성형수술의 경우에도 미국에서는 16000달러 정도 들지만 대만에서는 1819달러면 가능해 대만에서 중국 베이비부머들의 미용 성형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날 쉬추안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중국 의료관광객 류자오퉁씨(52세)는 "내가 평소 아픈 곳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점과 다른 나라들에 비해 저렴한 비용 때문에 대만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대만 100세 특별 취재팀=추정남·채진솔·유재석 기자 hope100@
채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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