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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지속…자동차·철강·가전·섬유 산업 수출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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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웅 기자

승인 : 2013. 03. 18. 12:00

원·엔 환율 1% 하락 시 당해 수출 0.18% 감소 효과 추정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엔화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엔저(低)가 채산성 악화나 수출 감소 등의 형태로 국내 일부 업종에 민감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8일 발표한 '엔화 약세와 한국산업' 보고서를 통해 엔저가 업종별로는 자동차·철강·가전·섬유 등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아베정권 출범 이후 엔화 약세가 가속화된 반면, 원화는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말 원·엔 환율은 지난해 6월 초보다 23.5%포인트 떨어져 주요통화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다만 산업연구원은 원·엔 환율 하락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에 비해 축소돼 원·엔 환율 1% 하락이 당해 우리나라 총수출을 0.18%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원은 이에 대해 "수출구조가 석유제품·반도체·조선 등 환율 민감도가 낮은 산업의 수출 비중 확대와 품질경쟁력 향상, 한일간 제품차별화 진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업연구원은 현재 엔저 현상이 세계 경제 저성장기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1990년대나 2000년대 중반의 과거 엔저 사례와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해외수요 부진으로 대일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제품의 수출가격 인하에 대한 대응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엔저 현상이 기업에 미치는 체감 영향은 과거보다 오히려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종별로는 한일간 수출 경합관계와 경쟁력, 산업 특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경우, 자동차·철강·가전·섬유 등 4개 산업이 상대적으로 채산성 악화, 수출 감소 등의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들 산업이 생산 대비 수출비중이 다른 산업보다 높고 주력 수출시장 및 경쟁 품목이 일본과 상당 부분 중복되며, 한일간 경쟁력 격차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연구원은 수출 감소가 우려되는 품목은 미국, 유럽, 중동 등에서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소형차, 중국과 아세안 시장에서의 판재류,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에서의 디지털TV와 조명기기,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의 화섬사와 화섬직물 등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일간 제품차별화 진전 등으로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조선 등은 엔저의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연구원은 엔저 현상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일본기업이 채산성 및 경쟁력 개선을 통해 한국의 주력품목 분야에 재진입하면서 악영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원고·엔저 기조 장기화에 대비해 국제금융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정부가 급격한 환율변동을 억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특히 엔저로 인한 국내기업의 피해 방지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기업도 수출구조 고도화와 대일 수출 경쟁력 재편을 위한 전략 마련을 해야 한다"며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을 통해 떨어진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는 노력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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