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감탄사에는 '그러나'가 붙고 있었다. 올해 전망은 밝지 못하다는 '그러나'였다. 주력제품인 스마트폰과 평판TV 수요 전망이 불투명하고 일본, 중국 업체 등과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이라는 '그러나'였다. 원화 가치의 강세와, 일본 엔화 가치의 약세 때문이라는 분석이었다. 이른바 '엔저' 탓이었다.
코트라는 우리나라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2010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 아래로 떨어졌다고 했다. '손익분기점 환율'이 흔들리는 바람에 적자 수출이 불가피하다는 아우성도 나오고 있다.
엔화의 원화에 대한 환율이 1% 떨어지면 우리나라 수출이 0.92% 감소할 것이라는 앓는 소리도 들리고 있다. 상장기업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어둡다는 분석도 있었다. 일본과 주요 수출품목이 겹치는 우리나라가 '엔저'의 최대 피해국가가 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정부도 비상이다. 지난달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환율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환율 변동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에게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등이다. '환율전쟁'에 대비, '한국형 토빈세'라는 것도 추진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따져볼 게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당시 정부는 "국토 면적 108위의 조그만 나라가 '경제영토' 세계 3위의 거대한 나라로 도약하게 되었다"고 강조했었다. 10개 국책연구기관이 공동으로 '한·미 FTA 경제적 효과' 자료를 내놓으며 일자리와 무역수지가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온통 장밋빛이었다.
그 넓어졌다는 '경제영토'는 다 어디로 갔는지, 잿빛 '엔저' 타령이다. 올해 1월 수출을 분석한 결과, 수출증가율 상승세가 꺾였다며 걱정이다.
기업들도 다를 것 없다. 연구개발과 원가절감 노력을 등한시하며 '고(高) 환율' 정책에 편승, 편하게 장사들을 하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까 이제 와서 '엔저' 탓이다. 정부의 규제가 그렇게 싫다더니, 되레 정부의 개입을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