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주기업들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이 이슈로 부각되면서 이를 피하기위한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안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지주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강도를 가늠하기 어려워 지주기업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인 것.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지주기업들의 경우 계열사 물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새롭게 등장한 불확실성 하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하다.
결국 신사업 추진과 해외매출 증대, 인수·합병 등 외형확장을 통해 우선 내부거래 매출비중을 낮추기 위한 전략들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다.
최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추진할 최우선 과제로 '대기업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 근절'을 제시한바 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역시 대주주의 사익추구행위, 대기업의 중소기업간 거래에서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 담합을 통한 경제력 남용 행위 등 시장의 불공정성이 결국 경제민주화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해왔다.
따라서 계열사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가 크게 강화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정대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경제민주화 정책의 일환으로 제시된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당분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해당 그룹 및 기업에 일정부분 규제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불확실성 속에서 기존 계열사 물량에 힘입어 성장했던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의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정책연구실장은 "기업들의 경우 특화된 기술에 역량을 집중시키기 위해 계열사를 양성, '수직계열화' 효과를 보기도 한다"며 "계열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비중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규제하는 것은 다소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실장은 "또 지주기업들이 해당 계열사들을 흡수해버리는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며 "공개입찰을 통해 기회를 주는 등 다양한 대안을 찾아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