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황사의 계절 드디어 돌아오다 조짐도 서서히 보여, 간쑤성 란저우는 내달부터 대기 상태 발표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북부 지방의 겨울은 황사로 유명하다. 매년 이맘때면 흔히 사천바오(沙塵暴)로 불리는 이 황사로 인해 온갖 사건과 희귀한 기록들이 양산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 황사의 계절이 드디어 돌아왔다. 황사가 일상화되는 12월의 겨울이 목전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조짐도 이미 보이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는 아직 기상 당국이 황사 발령을 내리고 있지 않으나 황사 발생으로 오후 4시부터 어둠이 미리 찾아오는 날이 없지 않다. 황사에 관한 한 명함을 내밀지 못하면 섭섭한 동북 3성 등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종종 오후 들어 시계가 좋지 않은 날이 잦아지다보니 개나 닭 등의 가축들까지 시도 때도 없이 짖고 울어댄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작년 말과 올해의 경우 언론에 보도될만한 대형 황사가 없었던 만큼 올해 말과 내년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경고도 하고 있다. 12월에 진입한 이후부터 최소한 4월까지는 중국인은 말할 것도 없고 외국인들도 고생깨나 해야 한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2010년 겨울 톈안먼을 기습한 황사
솔직히 말해 중국의 황사는 이제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니라고 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세계 10대 오염 도시로 선정된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의 8개 도시들의 오염원 상당수가 황사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은 무엇보다 이런 현실을 잘 말해주지 않나 보인다. 더구나 최근 들어서는 중국 전역의 사막화로 황사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G2라는 단어가 이제 어색하지 않는 중국 당국은 자존심 때문에라도 황사 대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컨대 베이징의 경우 황사로 인해 발생하는 대기 오염의 환경 기준을 강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변 농촌의 식목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황사 발생을 더욱 부추기는 석탄 연료의 사용도 계속 규제할 예정으로 있다.
WHO에 의해 세계 최악의 오염 도시로 낙인이 찍힌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 역시 베이징에 못지않다. 시 당국이 다음 달부터 대기 오염 관측 결과를 공표하는 방침을 최근 확정했다. 또 무단으로 나무를 베는 등의 행위에 대한 엄벌 방침도 조만간 마련할 계획으로 있다. 스스로 족쇄를 채워 일상이 되고 있는 황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자세를 천명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지속적으로 나빠지지만 않으면 다행이라는 자조가 중국 기상 당국이나 학자들 사이에서조차 비등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래저래 중국은 앞으로도 황사를 운명으로 생각하고 살아야 할 것 같다. 바로 코앞에 붙어 있는 한국 역시 이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