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침체 국면에 빠졌던 글로벌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07년부터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후 기피 대상이 됐던 부동산 시장이 보험, 연금, 국부펀드(SWF) 등의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과 미국발 악재로 글로벌 자금이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지만 수익률이 거의 없어 부동산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게 로이터의 설명이다.
앤드류 이코노모스 JP모간 아시아 국채 기관투자 전략 대표는 특히 "SWF의 움직임이 최근 활발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SWF는 높은 수익률을 찾고 있으며 부동산 분야에서 5~7%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외에도 부동산 투자신탁 등 부동산 시장 전체에 분산 투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규모의 투자는 노르웨이은행투자운영회(NBIM)가 이달초 이탈리아 최대이자 세계 2대 보험회사인 앗시쿠라치오니 제네랄리와 함께 프랑스 파리 중심부의 주요 사무실 및 소매 점포 매물 운영에 나선 것으로, 이들이 운용하는 자금은 무려 5억5000만 유로(약 8500억원)로 알려졌다.
또 SWF는 전세계적으로 4조 달러를, 연금은 30조 달러의 자금을 각각 운용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482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 역시 앞으로 가장 중점을 둘 분야로 부동산 시장을 꼽았다.
톰슨 로이터 데이터 스트림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유로권 부동산 지수의 배당 수익률은 약 7% 정도로 마이너스 또는 제로에 머물러 있는 독일, 프랑스 국채 수익률보다 훨씬 높다.
데이터 스트림은 MSCI 유로권 주식 전반의 지수가 연초 대비 2.0 % 상승한 반면, MSCI 유로권 부동산 지수는 연초보다 무려 13.1% 상승했다고 전했다.
실제 부동산 가격은 물건에 따라 크게 다르지만 애널리스트의 추정으로 유럽의 우량 부동산은 연평균 3~5% 상승하고 있다.
금융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 부동산 시장도 5년만에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달 27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이날 세계 최대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운영 중인 블랙스톤의 부동산 펀드에 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투자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SAFE의 조치"라고 분석하면서도 "미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블랙스톤 역시 지난달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기대하면서 2000개 이상의 압류 주택에 총 3억 달러를 투자해 임대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부동산 경기가 느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2006년 이전까지 회복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