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글로벌대형은행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시켰지만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6월중 무디스는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 하는 글로벌 대형은행 15곳의 신용등급을 연쇄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씨티그룹 지주회사와 은행, 골드만삭스 그룹과 은행, 모건스탠리 지주사와 은행, JP모간체이스 지주사와 은행은 각각 2단계 △뱅크오브아메리카 지주사와 은행은 각각 1단계씩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또 △영국 바클레이즈 지주사와 은행이 2단계, HSBC 지주사는 1단계, 스코틀랜드왕립은행 그룹 및 은행이 1단계 △프랑스 BNP파리바가 2단계, 크레디아그리콜의 경우 지주사는 3단계, 은행은 2단계, 소시에테제네랄 은행은 1단계 △독일 도이체방크는 2단계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은 3단계, UBS는 2단계씩 각각 강등됐다.
캐나다왕립은행 역시 신용등급이 2단계 내려갔다.
무디스는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은행의 자산가치가 자본시장 변동성과 위험에 상당히 노출돼 있고, 취약한 자금조달 환경과 손실확대 가능성 때문에 신용등급을 낮췄다고 밝혔다.
글로벌 대형은행의 '집단 신용등급 하락'은 지난 2007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의외로 무덤덤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주가가 2월 이후 27% 하락했으나, 정작 등급하향 발표 다음날에는 오히려 1.3% 상승했다.
이는 해당 은행들이 신용등급 하향조정에 대비, 현금보유액을 확충하고 단기조달 의존도를 축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등급 강등으로 기존 파생상품 포지션의 추가 담보납입이 불가피해져, 앞으로 거래가 다소 위축될 가능성은 점쳐진다.
또 평균 조달비용이 0.6%포인트 가량 상승, 수익이 2~1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자산축소 압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무디스의 은행 신용등급 하향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으나, 무디스가 이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추가로 강등할 경우, 자금조달 악화와 자산축소 확대가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유럽 재정위기 심화, 미국의 '재정절벽(2013년 재정지출 대폭 축소)' 등과 결합된다면,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