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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육성전략 책상서랍서 쿨쿨… 규제와 제도로 불이익 당해도 정부·정치권 강건너 불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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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기자

승인 : 2012. 07. 10. 13:54

기업들 제도가 무서워 규모 커지면 쪼개고 또 쪼개 글로벌기업 시대 역행

현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중견기업 육성전략이 책상서랍에 낮잠을 자는 등 중견기업육성이 겉돌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2010년3월 지식경제부로부터 중소기업의 졸업에 따른 세제·금융상의 역차별을 비롯한 하도급대금 결제지연 등 각종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실태를 보고받고 한국경제 성장의 기틀과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세계 신산업질서 재편에 주축이 될 중견기업을 세계적 초우량 전문기업으로 육성해줄 것을 지시한바 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MB정부는 중소기업지원 육성책은 줄기차게 쏟아내면서 우리경제의 허리며 고용창출에 절대적 기여를 하고 있는 중견기업에 대한 정책은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지경부는 그동안 중소기업 졸업촉진과 졸업기업 부담완화를 위해 조세·금융·성장·인력 등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원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중견기업 개념인 산업발전법 개정을 제외하고 금융과 조세지원 등 관련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가 국회에 자발적으로 낸 법안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간에 위치한 중견기업의 개념이 도입되었는데도 중견기업 육성 및 지원을 위한 시행령이나 대·중소기업상생협력 촉진법 등에 반영이 안되어 산업발전법은 있으나마나한 실정하다.

특히 조세특례제한법, 상속 및 증여세법, 법인세법 등 세법도 중소기업과 대기업으로 양분되어 있을 뿐 중견기업의 조세법은 아예 누락되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경우 조세부담이 눈덩이 마냥 커지고 있다. 현행 조세특례법에는 중소기업이 규모가 커져 중견기업이 될 경우 상속 및 증여 등 무려 32종류(★표참조)나 세수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중견기업들이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먼저 봉착하는 어려움은 자금난이다. 중소기업에는 60일 이내 납품대금을 받도록 하도급에 명시되어 있지만 중견기업은 그런 규정이 없어 최고 6개월까지 장기결제가 판을 치고 있다.

또한 지경부는 뒤늦게 지난 5월 중견기업정책국(정책관 문승욱)을 신설해 중견기업정책과 등 3개과에 공무원 25여명을 배치했다. 그러나 지경부는 지금껏 중견기업의 피부에 와닿은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경부는 최근 세계적 수준의 강소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로 보일러 업체 (주)경동나비엔 등 37개업체를 '월드클레스 300' 기업으로 전격 선정했다. 성장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것으로 이들기업은 산업기술평가원·수출입은행 등 국책지원기관으로부터 파격적으로 기술과 금융지원 등을 받게된다.

하지만 이들기업에 대한 지원정책과 달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 '월드클레스 300'에 선정된 기업의 자금담당 모 이사는 "금융기관이 오히려 자금을 회수하려하고 기술지원도 말뿐에 불과하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2012년 대중견기업 생산성 혁신파트너십 지원사업도 시늉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중견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대기업과 손잡고 △생산성 향상 △품질개선 △원가절감 △기술지도 △시제품제작 △공정설계분석 등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협력사 45개업체에 3년간 지원하는 금액은 5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업계한 관계자는 "정부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면서 "소액의 자금지원은 상징에 불과해 기술개발 및 경영혁신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형식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퓰리즘에 빠진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최근 새누당의 황우여 대표는 " 새누리당은 '질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데 주력하겠다"면서 "중견기업수를 2015년까지 3,000개로 늘려 현행 80만명의 중견기업 근로자 수를 12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소기업에 대한 온갖 세제·금융·노동·기술 등 지원법안이 매일 수십건씩 쏟아져도 새누리당 소속의원은 물론 야당의원의 대표발의로 낸 법안은 전무한 실정이다.

"중견기업에 대한 혜택은 안된다"는 일부 특정계층의 주장에 대해 눈치를 보다보니 정치권의 의지는 말잔치에 그치고 있을 뿐이고 특히 지경부가 MB에게 이미 보고한 것으로 뒷북 공약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견기업들은 중소기업 규모로 회귀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견기업들은 제도가 무서워 규모가 커지면 쪼개고 또 쪼개 중소기업규모로 줄여 결국 글로벌시대에 역행해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91개 중견기업의 평균자회사는 4개로 기업분할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이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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