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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SOC 투자는 국가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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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2. 06. 10. 16:18

김재서 대한건설협회 산업본부장
김재서 대한건설협회 산업본부장
세계 경제가 심상치 않다. 그리스로부터 시작된 재정위기가 유로존 전체로 퍼지고 있으며, 세계경제의 활력소가 되고 있는 중국 경제는 경착륙 논란에 있고, 미국과 일본의 경기회복도 낙관하기 어렵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는 우리 경제의 성장과 안정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는 재정건전성의 회복과 국가채무의 개선 등 안정적 재정운용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대내외 경제재정여건을 감안하여 균형재정을 2013년에 달성하고, 국가채무도 2013년에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채무는 2014년 이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20% 후반 수준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즉, 향후 재정운용은 재정의 확대 보다는 기존 재원의 배분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정된 재원의 배분은 자칫 어느 한쪽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제로섬(Zero-sum)’이 될 수도 있다.

일부 시민단체 등은 SOC 예산을 줄이고 복지 정책을 강화하자고 한다. 여당도 ‘복지, 의무지출을 제외한 재량지출을 일괄적으로 10% 축소하고, SOC 투자에서 추가로 10% 줄이는 등 세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SOC 예산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2009년 25조5000억원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해 올해에는 23조1000억까지 줄었다. 국가재정운용계획(2011~2015년)중 12개 사업부문의 2011~2015년간 연평균 증감률을 보면, 교육이 8%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외교통일(6.6%), 일반공공행정(6.0%), 사회복지·보건(5.8%) 순이다. 그러나 SOC 부문만 유일하게 1.7% 감축할 예정이다.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잠재성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의 모든 생산자원을 최대한 활용했을 때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경제성장률을 의미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1970~1980년대에 9%대를 유지하다가 외환위기 이전인 1997년에는 7.4%로 하락했고 1998~2007년에는 4.7%, 2008년부터 현재는 3.8%로 하락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5년에 3.6%로 더 떨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 미흡, 각종 규제로 인한 기업의 투자 확대 제한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향상된다면, 재정수입이 증가하여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고, 다양한 분야에 더 많은 재정 지출이 가능해 진다. 즉, 제로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SOC 등 자본재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주요 국가들은 국가경쟁력 확보와 경기부양, 녹색교통체계 구축을 위해 대규모 SOC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2009년에 철도 43억 유로 등 교통 SOC 확충을 위해 총 112억 유로를, 미국은 2011년에 4000마일 철도 등 교통 SOC에 500억 달러를, 중국은 1.7만km 고속철도망 등 SOC 사업에 18조 위안을 투자하고 있다.

안정적 SOC 투자를 위해서는 SOC 투자 재원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하다. 도로철도공항항만의 원활한 확충과 효율적 관리운영을 위해 휘발유 및 경유의 특별소비세를 교통세로 전환하고, 교통세를 주요 세원으로 하는 교통시설특별회계가 1993년에 설치되었다. 

그런데 교특회계의 주요 재원인 교통·에너지·환경세가 금년 말에 폐지될 예정이다. 

현재, 교특회계의 약 60%가 교통세에서 전입되는데 교통세가 폐지될 경우 교특회계의 유명무실화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SOC 재정 투자의 안정화를 위해 교통세의 존속이 필요가 있다. 그리고 주요 선진국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도로손상에 따른 비용부담방식으로 차량중량세 또는 타이어세 신설과 같이 교특회계의 재원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현 시점에서 SOC 예산을 감축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운영을 저해하고 향후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 오히려 국가경쟁력 제고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향상을 위해 SOC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욱이 SOC시설 확충은 장기간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그 효과를 실현하기 때문에 투자시점을 놓치면 단기간에 만회하기 곤란하고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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