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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4선 출마 논의 자체가 부적절”

[인터뷰]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4선 출마 논의 자체가 부적절”

기사승인 2012. 05. 2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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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2월 임기까지 최선을 다해 현안 마무리 할 것"
이광자 서울여자대학교 총장.

아시아투데이 류용환 기자 = “20세기가 남성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여성의 시대입니다. 여자대학교는 여성기반 리더십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내년 2월 말 임기까지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미국 국무부 장관을 역임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조지타운대학 교수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 한국계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중소기업 디지털경제부 장관 등 여성 리더들의 활약은 전 세계 곳곳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는 50년 전부터 여성들의 활약을 예측하고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여성리더 육성에 앞장서왔다.

국내 최초로 레지던스컬리지(RC·기숙형교육프로그램)를 도입하고 여자대학교로는 처음으로 정보기술(IT)대학을 설치했다.

이 같은 노력에 서울여대는 지난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잘 가르치는 대학’(ACE 사업)과 교육역량강화지원사업, 입학사정관제 선도대학으로 선정돼 국내 대학 최초로 3관왕의 위엄을 쌓았다.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은 24일 “여자대학으로는 최초로 잘 가르치는 대학에 선정된 것은 서울여대만의 인성교육 프로그램과 경험 덕분이다. 그냥 된 것이 아니다. 5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시대적인 상황에 맞게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허약한 곳에 투자해 단단하게 만들어 학교의 체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대학과 구별된 우리 대학만의 강점은 공동체 안에서 화합하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이라는 점이다. 서울여대만의 바롬인성교육은 우리 대학의 자랑이자 힘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서울여대 1회 졸업생이다. 1971년 사회사업학과 교수로 처음 서울여대 강단에 섰다. 2001년 총장직에 맡기전 부터 1회 졸업생으로서 모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내년 2월까지 6대 총장으로써 9개월가량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 총장은 이 기간 동안 총장직을 잘 마무리 지어 대학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총장은  “학교에 사랑과 열정이 있다. 내년 2월까지 최선을 다해서 아름답게 마무리 짓는 것이 소망사항이다. 임기말까지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총장 4선 출마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그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적절한 시기에 이사회 논의내용이 드러나면 모든 오해가 풀릴 것이다"고 말했다.

- 서울여대의 자랑인 바롬인성교육은 어떤 내용인가?

“서울여대는 1961년 개교당시부터 지식교육과 함께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실천교육인 공동체 인성교육을 진행해 왔고 이러한 교육철학과 교육적 실천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바롬인성교육이다.

‘바롬’은 우리 대학의 초대학장이신 고 고황경 선생님의 호로 ‘바르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개교와 함께 시작된 생활교육은 1982년 사회지도자훈련으로, 2000년에는 바롬교육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가 지난해 바롬인성교육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잠자는 것도 교육이라는 고황경 선생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초창기에는 학생 전원이 재학기간 동안 기숙형 공동체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학생수의 증가에 따라 교육기간이 짧아져 현재 1학년은 3주, 2학년은 2주의 공동체교육, 3학년은 16주 강의실 수업을 통한 심화교육을 받는다.

명칭이나 교육기간, 내용의 변화에도 지난 50년간 바롬인성교육은 인간으로서의 자아발견, 공동체 속에서 ‘나’, ‘너’, ‘우리’의 발견과 인간의 가치를 만드는 배움, 창조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 서울여대의 기숙형 영어교육 프로그램은?

“대학 설립 당시부터 학생들의 외국어 능력향상을 위한 교양교육을 실시해왔다. 단어암기와 읽기 중심의 학습이 전부였던 1970년대 초반부터 시청각 교육실을 마련해 영어청취능력훈련 등 소통중심의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영어전문교육실(Lab)을 만들어 체험중심의 어학수업으로 교육의 효과를 높였다.

이러한 영어교육의 역량은 1991년 외국어교육원이 개설되면서 보다 전문적이고 완성도 높은 영어교육 프로그램 개발로 이어졌다. 1995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합숙 영어훈련 프로그램이자 외국어 인증교육 프로그램인 스웰(SWELL)이 탄생했다.

스웰은 실용 영어부터 비즈니스 영어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영어 외에도 프랑스어, 독일어 등 제2외국어 강의도 개설됐다. 학기중에는 매주 14시간씩 12주 수업으로 진행되며 방학 중에는 합숙 프로그램(기숙형 영어몰입교육)을 진행한다.

170여명의 학생이 40일간 기숙사와 어학원을 오가면서 생활하는 합숙프로그램은 강사와 직원들도 함께 생활해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온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2011학년도 신입생부터는 바롬인성교육과 스웰과 연계한 ’바롬-스웰 교육프로그램‘을 새롭게 시행했다.

바롬-스웰 교육프로그램은 기존의 바롬인성교육 기간 원어민 강의를 병행해 실시함으로써 글로벌 역량을 겸비한 여성리더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합숙기간 중 매일 아침 원어민 강사와 회화수업을 하고 온라인 학습활동을 병행한다.”

- 지난해 50주년을 맞이했는데 앞으로 100주년을 위해 추진해야 할 과제는?

“우리 대학은 지난 50년간 공동체 기반의 교육을 통해 인성과 전문성을 조화시킨 여성인재를 양성해 왔다.

이제는 그 반세기의 역사를 주춧돌로 삼아 더욱 성공적이고 발전적인 서울여대의 100년을 만들어 자랑스러운 서울여대의 제2창학을 일구어내는데 온 힘을 집중해야 한다.

많은 대학이 세계 몇 대 대학, 국내 몇 대 대학을 이야기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바른 인성의 토대 위해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보다 깊게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르치는 방법이나 학생들의 학습 성과를 높이는 부분에서 좋은 본보기를 만들어 아시아권이나 제3세계, 선진국에서까지 우리의 교육방법을 벤치마킹하러 올 수 있도록 만들어 갈 것이다.”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 친환경그린캠퍼스 프로그램을 운영중인데

“친환경 캠퍼스 구축도 그 뿌리는 바롬인성교육으로부터 시작됐다. 개교 초창기 24시간 함께하는 공동체 인성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나눔과 봉사의 가치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환경을 보호하는 실천 활동을 펼쳤다.

에코캠퍼스 구축을 위해 지난 2009년 10월 ‘에코캠퍼스 STOP CO₂선포식’을 갖고 에코캠퍼스추진사업단을 구성해 학생들의 교육과 실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교생 대상으로 교양필수과목인 ‘기후변화와 녹색성장’을 진행 중이며 2010학년도 신입생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적용했다.

교양필수과목으로의 도입은 기후변화문제 대응에 대학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학생들의 의식전환을 유도해 기후변화대응에 대한 기여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환경단체를 통해 배운 것을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서비스러닝(Service-Learning)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에코캠퍼스 실천단 조직해 자발적인 환경운동 실천토록 2010년부터 에코장학금을 신설하고 1억원을 배정해 지원하고 있다.”

- 서울여대 총장으로써 대학의 어떤 점을 변화시켰는지?

“서울여대 1회 졸업생으로써 서울여대 사랑과 애착은 남다르다. 매일 매일을 취임한 첫 날의 마음가짐으로 임하다보니 어느새 11년 3개월이 됐다.

임기 초기에는 업무 파악을 위한 슬로우 모드로 러닝 바이 두잉(Learning By Doing·행동에 의한 학습)을 실천했다. 5대 총장때는 바른 교육, 명품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하드웨어 구축에 힘쓰며 대학 경영의 노하우를 터득했다. 현재는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잘 가르치는 대학에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육역량강화지원사업, 입학사정관제 선도대학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또한 인성부분에 입학사정관제 모델대학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자대학 최초로 IT대학도 만들고 기숙사도 최신식으로 새로 지었다. 교내 학생누리관도 증축하는 등 교내 여러 건물들을 리모델링 해왔다. 지난해에는 50주년기념관을 착공했고 ‘대학로 캠퍼스’ 시대를 열었다.

선·후배교수가 각각 멘토와 멘티가 되어 서로 조언해주는 ‘교수멘토링제도’를 도입해 4~5명의 교수가 한 팀을 이루어 각각 교수법을 공유하고 새로운 교수법을 개발하는 ‘교수법연구회’도 만들었다. 

지난 2009년 6대 총장 취임이후에는 7대 세부전략과 40대 실천과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정하여 이를 차근차근 실행에 옮겼다.”

- 다른 여자대학교와 차별화된 서울여대만의 강점이 있다면?

“21세기는 양성성이 필요한 시대로 남녀의 구별이 없고 능력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다른 여자대학과의 차별된 장점이라기보다 다른 대학과 구별된 독특한 우리 대학만의 강점은 공동체 안에서 화합하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이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 서울여대 재학 4년은 ‘공동체 기반의 교육’을 실천하고 교양, 전공, 비교과 교육과정은 물론 다양한 교육지원영역에서 ‘10대 공동체 기반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방법론은 우리 대학의 특성이며 서울여대만의 바롬인성교육은 우리 대학의 자랑이자 힘의 원천이다.”

- 대학생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은?

“고전을 더 많이 읽고 싶다. 독일 작가 헤르만헤세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영국 작가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보고 싶고 우리나라의 유명한 작품을 비롯해 1910~1920년대 시대적 상황이 담긴 책을 읽고 싶은 바람이 있다.

또한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다. 독일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당시 독일어의 아름다움을 느껴 3개월 가량 독일어를 배운적도 있다. 지금 배우기 쉽지 않지만 은퇴하면 더욱 자세히 배우고 싶다.”

- 여자대학교의 비전과 여성인재들이 갖추어야할 사항은?

“여자대학교는 여성의 강점을 살리는데 유리하다. 남녀공학 대학에서는 여성들의 특징을 세우는 수업이 어렵다. 남녀공학의 리더십 교육을 남성 리더십으로 교육시킨다. 여대는 여성기반 교육에 포커스를 맞춰 리더십교육을 진행한다.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다. 여성은 자신이 가진 섬세함과 부드러움 외유내강, 직관력 등 장점을 잘 살려야 한다.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야 하며 성실하고 진실한 것이 중요하다. 

여성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나라를 변화시키고 세계를 변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다문화사회도 포용해야 한다.”

- 현재 4선 연임 논란과 관련해 어떤 입장인지.

“4선에 출마할지말지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이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라고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것 역시 매우 부당하며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지금까지 이러한 상황에 구체적인 대응을 일절하지 않고 있다. 

물론 상당한 시간 전부터 후임 총장에 대한 논의를 인사권자인 이사장이나 이사회를 통해서 계속적으로 진행해온 것은 사실이다. 적절한 시기가 되면 논의한 내용이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고 그동안의 오해와 억측들이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3년 전 3선 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이래 줄곧 4선 출마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의사를 밝힌 바가 없다. 현재 총장임기가 8개월 이상 남아있는 시점에서 남은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뿐이다.”

▶ She is...

1943. 서울 출생
1965. 서울여자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1971. 미국 켄트주립대학교 사회학 문학석사
1971.~2001. 서울여자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사회사업학과 교수
1988. 연세대학교 대학원 가족사회학 문학박사
2001.~ 서울여자대학교 4·5·6대 총장
2001.~2003.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평가인정위원회 위원
2004.~2007. 한국사학진흥재단 이사
2005.~2010. 한국기독교학교연맹 산하 대학총장협의회 회장
2006.~2009. 서울복지재단 이사장
2008.~2011. 세계도덕재무장한국본부(MRA/IC) 이사
2008.~2012.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이사
2008.~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
2008.~ 사회복지법인 월드비전 이사
2009.~ 한국연구재단 비상임이사
2010.~ 기후변화센터 이사
2010.~ 한국인터넷진흥원 KISA 포럼 정책자문위원
2011.~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8) 유치위원회 위원
2012.~ 대법원 양형위원회 자문위원
2012.~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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