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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푸어族에게는 공허한 ‘행복지수 1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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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2. 05. 13. 11:34

본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유엔이 개발이 행복지수인 '인간개발지수(HDI)'가 0.897이었다고 했다. 세계 187개 국가 중에서 15위였다.

HDI는 유엔이 인간다운 생활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개발한 복합적 지수로, 평균수명과 교육수준, 1인당 국민소득 등 모두 206개 지표를 토대로 작성하는 것인데, 기획재정부는 이 지수가 높은 국가를 유엔이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998년 이 지수가 137개 국가 가운데 37위였는데, 지난해에는 15위로 올라갔다.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만든 행복지수인 '더 나은 삶 이니셔티브 지수'는 우리나라가 34개 회원국 중 26위였다고 했다. 교육·직업·치안·정치 참여 등에서는 OECD 평균을 상회했지만 주거·환경·일과 생활의 조화·공동생활 등에서 하위권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세계 15위, OECD 26위라는 '석차'는 이른바 '푸어족(族)'에게 아무래도 공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4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1%가 스스로를 '푸어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10명 가운데 7명 꼴이었다. 빚이 있는 직장인은 자그마치 81.5%가 자신을 '푸어족'이라고 했다. 그만큼 먹고살기가 어렵다는 얘기였다.

'푸어'가 붙는 신조어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워킹 푸어·하우스 푸어·웨딩 푸어·베이비 푸어·랜드 푸어·실버 푸어·허니문 푸어에, 반려동물 기르는 비용이 벅차다는 '펫 푸어'까지 생겼다.

7% 경제성장과 4만 달러 국민소득, 7대 강국을 하겠다던 '7·4·7 공약'이 비슷하게라도 실현되었다면 행복지수를 실감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김황식 국무총리는 작년 11월 국회에서 "7·4·7 공약은 당장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달성할 수 있도록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청와대는 2009년 여름, '국민행복지수'를 그 해 연말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한 적 있었다. 하지만 국민은 그 행복지수를 아직까지 구경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기획재정부가 정권 말에 새삼스럽게 또 '행복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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