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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건 서울시립대 총장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멀티캠퍼스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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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용환 기자

승인 : 2012. 04. 26. 11:12

* "능동형 자기주도적 학습 시스템으로 인재 배출 총력"
이건 서울시립대학교 총장.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아시아투데이=류용환 기자] “대학의 책무는 교육과 연구로 사회에 봉사하는 것입니다.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한 인재를 육성하는 ‘서울과 함께하는 새로운 100년’을 모토로 교육·연구·봉사·미래 분야를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국내 유일 공립대학교이자 국내 최초로 ‘반값등록금’을 도입한 서울시립대학교는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에서 지역사회와 국가 발전을 위한 인재 육성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내달 취임 1주년을 맞는 이건 서울시립대 총장은 26일 “단순히 강의를 듣는 수업이 아닌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수업모델을 만들어 문제 해결 능력과 실무역량을 학생들이 키우는 ‘능동형 자기주도적 교수·학생 학습시스템’(UOS ABLE)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918년 개교한 뒤 1987년부터 종합대학으로써 지금의 면모를 갖춘 서울시립대는 6년 뒤인 2018년 100주년을 맞이한다. 학부 입학 정원이 1768명으로 다른 종합 대학보다 적은 규모의 신입생을 선발하지만 학생을 자산으로 도시공학·행정, 환경공학, 사회복지 등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분야와 국가·지역 발전에 이바지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토양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 총장은 지난해 5월 취임과 함께 ‘세상을 밝히는 대학’을 슬로건으로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학생 스스로가 능력을 키워 배운 지식과 경험을 지역사회와 이웃을 위해 선보이는 것을 대학 교육의 중요 전략으로 꼽았다.

이 총장은 “2018년 서울시립대는 100주년을 맞이한다. 지금껏 대학 교육이 상투적이었다. 교육을 잘하는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제도가 강요하지 않아도 교육을 강조하고 연구 분야가 활성화가 될 수 있는 대학 문화가 정립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7대 총장으로써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데 대한 소감은?

“생각보다 힘든 일도 많았고 즐거운 일도 많았다. 대학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교수들이 평상시 꿈꿔왔던 것들, 우리나라가 못했던 것들을 해보고 바꿔보고 싶은 열망이 많아 이를 같이 할 수 있어 기뻤다.

그 사이 많은 변화도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서울시장이 바뀌었고 사상 최초 감사원 감사도 있었다. 변화는 많았고 외부에서 오는 바람들이 우리로 하여금 좀 더 준비하고 정비하는데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너무 빠른 시간 동안 변화가 있어 적응하는데 힘이 들었다.

지금은 잘 정리되어 가고 있어 서울시립대 교수들이 염원하는 교육을 만드는데 잘 꾸려 나가고 있다.”

- 서울시립대의 ‘UOS ABLE’은?

“능동현 자기주도적 교수·학습시스템으로 ‘Active Based Learning & Education’을 줄여 ABLE이라고 지칭했다. ALBE은 전공 교육뿐만 아니라 핵심 교과목을 개발해 학생들이 수강케 함으로써 기초 소양을 쌓고 자신의 전공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PBL’(Problem-Based Learning) 과목과 융·복합과목들이 그 예다. 문제를 던지고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지 생각하는 한 학기 수업과정으로 전달받는 지식은 줄었지만 탐구영역의 능력은 늘어난다. 

문제를 풀기 위해 수업 외의 것을 찾게 돼 수업자체가 탐구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다. 질문을 던지고 질문의 답을 찾는 사회 현상이 있다.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논리적, 조직적 사고가 있어야 하고 객관적 증거를 확보해 주변의 환경에 맞추는 개인이 갖춰야 한다.

구슬을 꿰면 자기가 직접 꿰어야 한다. 자기가 꿰는 것은 행위이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터득하는 방식을 대학 교육에 도입했다.”

- 제2캠퍼스 설립 계획은?

“서울시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대학이 가지고 있는 생각 중 하나는 지역사회에 기여한다는 측면이 있다. 멀티캠퍼스의 개념이 필요하다. 메인캠퍼스와 서울시 여러 곳에 자그만 규모의 캠퍼스가 존재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멀티캠퍼스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 대학에 서울시민대학이 있다. 지금까지 교양 중심 교육이었지만 생활밀착형 교육인 수목관리와 심리치료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회취업 및 교육, 사회지도자양성 등 을 진행해 만들어나가는 중이다.

사회 교육의 4가지(교육, 연구, 봉사, 미래)를 구상했다. 이를 위해 여러 곳에 캠퍼스가 있다면 곳곳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고 지역사회를 위한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기초자치단체에서 제안이 있어 대학 차원에서 검토도 해보고 서울시에 문의도 해봤다. 서울시에서 우리 계획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대학이 가지고 있는 것은 지적능력을 가진 인력이다. 이를 활용해 교육과 실천을 진행하며 기회를 마련하면 선순화 구조를 가질 수 있다.

멀티캠퍼스는 이렇게 하는 것이고 규모가 크다면 레지던스컬리지(기숙형교육)이 될 수도 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 학생들이 대학을 스펙의 도구, 취업의 관문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채용 시 스펙이란 자료를 활용하는 것은 궁여지책일 수 있다. 등수를 매길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취업을 위한 공부와 대학 공부가 각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문제 해결능력을 키우는 것이 관건이다. 취업을 위한 공부가 아닌 문제 해결능력을 키우는 과정을 겪다보면 결국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학생들도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꼭 경험해야한다.”

- 올해부터 반값등록금이 도입됐다. 주변 반응은?

“반값등록금의 가장 큰 효과는 서울시립대를 널리 알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울시가 어려운 학생들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반값등록금은 교육의 공공성에 기여하게 됐다.

공립대학으로써 말하자면 금전적인 이유로 대학을 못가는 학생에게 좋은 혜택이라 생각한다.

서울시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 서울시립대가 서울 외 지역의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한 지적도 있다. 서울에서 근무하지만 경기도 등 다른 지역에서 사시는 분들이 계신다. 재산세는 해당 지역에서 내더라도 많은 부가세를 서울에서 내는 등 세금을 통해 기여하는 것도 있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중앙도시로 내가 낸 세금으로 다른 지역 학생이 혜택을 본다는 것에서 다른 지역에 계신 분들도 기여하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서울은 전국구다.

서울시립대에 입학한 학생 중 서울지역 출신이 35~40%로 높다. 다른 지역 학생이 서울에 와 공부를 하며 정착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인력을 배출하는데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 예를 든다면 베트남에 있는 학생을 데려와 교육을 시킨다면 그 학생을 통해 베트남 진출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 자녀가 다른 지역의 친구를 사겨 인맥을 넓힐 수 있듯이 다른 지역의 학생들에게도 투자를 한다고 보면 된다.”

- 반값등록금과 관련해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방향은?

“유럽은 사립대학이 없었지만 최근 많이 생기고 있다. 대학교육이 대중교육이 되면서 국가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영국의 대학은 과거 등록금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받고 있고 올해 3배나 인상한 곳도 있다. 대학을 가는 것은 국가가 엘리트를 키워내는 것이었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

국가는 가능하면 어려운 학생을 대상으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사립대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동안 국·공립대와 사립대를 똑같이 봤다. 지금은 국·공립대에 다니는 학생은 국가의 혜택을 받으니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더 커야 한다. 사립대는 재원을 확보하는데 자율권을 줘 자연스러운 실험과 자율성의 교육·운영이 있는 기능으로 국·공립대와 사립대는 길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 서울시립대는 원격교육이 다소 약한 부분이 있다. 앞으로의 발전 계획은?

“온라인 강의는 많은 보조 장치가 들어가는 만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오픈사이버유니버시티(OCU) 컨소시엄이 있다. 원격교육은 대학 혼자서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 오픈 캠퍼스를 강의를 녹화해 온라인에 공개할 수 있지만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쉽지 않다. 현재 OCU와 협의 중이다.”

- 산합협력 분야에서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사업이 많은데 기업체와의 협력은?

“서울시립대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대학으로 시와 관련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많다. 서울학연구소와 도시방재안전연구소, 반부패연구소 등 시책연구소 및 자문활동 등을 통해 서울시에 기여해왔다. 향우 더 긴밀한 협조가 이뤄질 것이고 올해 8월 37개 도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도시행정 석사과정을 기설할 것이다.

올해 초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와 스마트 캠퍼스 도입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서울시립대가 공공성이 강하지만 내부의 개인사업성도 많다. 일반 기업체들과의 협력은 확대해 늘려나가고 있다.”

- 대학생들이 사회 진출 전 갖춰야할 사항은?

“우선 대학에서 많은 실패와 성공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실패와 성공은 무언가를 시도해야지만 나오는 결과이며 미래의 자산이다.

논리적 사고로 탐구·연구하는 자세를 갖춰야 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많은 경험과 경쟁을 해본 사람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기에 도전 정신이 중요하다.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견문을 넓히는 것이다. 스펙보다도 중요한 것이 견문이다. 공인 영어 성적을 만들기 위해 시험을 준비한다. 하지만 점수만 높고 실제로 영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 사회는 객관적 요건을 맞추려는 것이 자리 잡아 있다.

견문을 넓히는 것은 내가 평생 살아갈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다양성이다. 친구를 많이 사귀는 것도 또다른 견문을 넓히는 사람을 알게 되는 과정이다. 경험에는 간접 경험과 직접 경험이 있다. 간접도 좋지만 직접은 더욱 좋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글로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것이 대학생들에게 필요하기에 학생들에게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 대학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해보고 싶은 것은?

“솔직히 연애를 못해봤다. 단 한번의 연애를 못해봐서 연애를 해보고 싶다. 또한 그 당시에는 어려웠지만 운동 하나를 배우고 싶다. 

요즘은 테니스를 배우고 있다. 대학 다닐 때에는 테니스 배우기가 힘들었다. 일주일에 세 번 씩 아침에 학교에서 레슨을 받으며 운동하고 있다.”

- 서울시립대의 강점과 앞으로의 미래 전략은?

“서울시립대는 우수한 학생을 자산으로 작지만 강한 대학이다. 도시공학과 건축, 토목, 교통, 조경, 공간정보 등의 학과가 유명하다. 대도시의 다양한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하는 도시인문학이라는 독특한 분야를 융합했다.

현재 다수의 해외 대학들과 학생 교류를 진행 중이고 올해부터는 해외 봉사활동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서울시와 연계해 현재 학과 차원의 봉사활동도 학교 차원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100주년을 맞이하는 2018년까지 총장직을 맡는 것은 아니지만 교수와 학생 등 교육을 강조하는 대학문화가 정립되었으면 한다.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숫자는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 모든 대학이 한 곳을 향해 쫒아 가는 것은 좋지 않다. 동일한 잣대로 모든 대학을 재는 것은 무리가 있다. 평가를 무시하는 것이 아닌 기준에 맞춰 목표를 설정하제 않겠다는 의미다. 바른 목표를 세우고 있다.

교육과 연구, 봉사, 미래 등 4개 분야를 목표로 수립하고 실천할 것이다.”

▶ He is...

1954. 부산 출생
1977. 서울대학교 수학과 졸업
1982. 미국 럿거스대학교 수학과 석사
1984. 미국 하버드대학교 사회학 박사
1995.~2001.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1999.~2001. 동국대학교 연구처 부처장
2000.~2001. 동국대학교 교육개혁추진단 부단장
2001.~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 도시사회학과 교수
2004. 한국조사연구학회 회장
2010. 한국사회학회 부회장
2011.~ 서울시립대학교 제7대 총장 
류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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