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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교과부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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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실

승인 : 2012. 03. 02. 14:16

김하진
한림대학교 객원교수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는 ‘더불어 함께하는 수학’의 구현을 위한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우리나라 중등 수학교육을 점검하고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방도를 정리하여 향후 모든 학문을 위한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으로 개선하고, 수학에 대한 흥미와 긍정적 인식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한다. 수학을 사랑하고 우리나라 수학교육의 문제점을 근심해온 바라 크게 환영한다.

발표에 따르면 수학을 오늘의 국가경쟁력의 원천이자 허브 학문이라 규정하고 있다. 그간 우리의 수학 교육 및 평가가 지식의 암기 및 문제풀이 위주로 이루어져 창의력을 기르는데 한계가 있었고, 또 실질적인 관심과 투자가 부족하여 성취도는 상대적으로 높지만 왜 수학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학습동기가 낮았다는 반성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향후의 주요 방향은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수학’,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배우는 수학’, ‘더불어 함께하는 수학’으로 잡고 있는 데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

지금까지 우리 수학교육은 대학 입시의 볼모가 되어 주로 점수 따는 방법에만 몰입, 정답 찾기 위주의 공부만을 강조해 온 것이 사실이다. 다시 말해 정답을 구하는 기법만을 공부하게 하여 오늘의 수학교육 형편이 이 지경에 도달하였다고 하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교과부의 선진화 방안에도 상당한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좋은 의도에서 출발한 교과부의 시도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다음 몇 가지 개선점을 제시 하고자 한다.

첫째로 수학교육에 스토리텔링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문제다. 흥미를 유도할 수는 있겠으나 수학의 근본체계인 논리적 단계를 이해시키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그 동안 수학교육을 수준에 무관하게 너무 어렵게 가르친 것이 사실이다. 수학은 그 근본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판서가 필요하고 그 것을 노트에 적으며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직도 수학 선진국에서는 이 방법을 쓰고 있다. 또 수학교육에 적합한 스토리렐링을 적용한 수학교과서를 만들기란 인문·사회 분야와 달리 매우 어렵다. 수학공부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교과 내용을 ‘왜 배워야 하는지’ ‘향후 어디에 쓸 수 있는지’를 교과내용마다 이해하게 하는 것이 보다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한 교과과정과 교과서집필에는 수학교육 전문가만으로써는 안 된다. 컨버전스(융합)시대에 맞추어서 모든 과학, 공학 등 다양한 전문가를 망라하는 협의체를 통해 심도 있는 토론이 필수적이다. 유럽 선진국의 교과서를 폭넓게 참조하기를 바란다. 좋은 벤처매칭이 될 것이다.

둘째로 수학에 능통한 대학생과 멘토-멘티 관계를 구축한다고 하였는데, 과연 자격을 갖춘 필요한 수의 대학생 멘토를 찾을 수 있는가가 문제다. 이는 우리나라 대학생의 수학 실력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잘못되면 또 다른 사교육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그보다는 적지 않은 취약계층 학생을 위해 해당 학교의 수학교사를 중심으로 시작하면서 점진적으로 유능한 대학생을 길러나가는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담당 교사가 긍지와 보람을 갖고 방과 후 교실에서 책임교육하면 담당교사의 사기진작은 물론, 신뢰받는 공교육 시스템 구축에도 예상외의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셋째로 대학 입시제도 보완에도 기여한다 하였는데, 이 문제야말로 지난 60년간 최적의 방도를 찾지 못했던 매우 민감한 난제이다. 현행의 입시제도에서는 융합문제라는 이름으로 수학적 논리를 이상하게만들고 있는데, 수학교과 문제를 살리고 수학 논리를 일반 생활에 보편적으로 응용하는 폭 넓은 문제를 출제하는 것이 수학교육을 선진화하는 장기적인 방도가 될 것이다. 교과부가 최소한 수학교육만이라도 전문가들의 고견을 수렴하여 의욕적으로 추진해 간다면 우리나라 중등수학의 공교육선진화는 물론, 창의적 선진 시민을 육성하는 데에도 성공을 거둘 것을확신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에서도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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