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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3∼4월 고비…해외불안 증폭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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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원 기자

승인 : 2012. 02. 23. 10:30

유럽 디폴트 가능성, 한국 4월총선으로 정치불안


[아시아투데이=윤광원 기자] 해외 경제가 불안하고 국내에서도 총선 일정에 따라 정치상황이 불안하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가 3∼4월에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국제금융센터(소장 이성한)과 경제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실물경제 전망에 가장 큰 암운을 드리우고 있는 변수는 역시 유럽 재정위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과 최근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패키지 승인으로 유럽 재정위기 우려는 빠르게 완화되고 있지만, 위험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22일(현지시간)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채무불이행)' 등급보다 불과 한 단계 높은 'C'로 강등했다.

이에 따라 차환 부담이 커져 그리스가 다시 디폴트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긴축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오는 4월 총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변수다.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3∼4월에 돌아오는 대규모 국채 만기를 잘 넘기지 못하면, 위기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무디스를 비롯한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이들 국가의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다.

벨기에를 시작으로 일부 유럽 국가들은 작년 4분기까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여, 이미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섰다. 

재정위기 남유럽 국가들은 고강도 긴축정책으로 경기가 급속히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세도 걱정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최근 배럴당 105달러선을 넘어섰다.

핵 개발을 추진하는 이란이 서방 진영에 원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고, 양측의 군사적 충돌로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가능성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선제공격할 것이라는 설까지 돌면서,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세계 시장에서 일본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내 경제를 위협하는 악재들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한두달 후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위험도가 3∼4월에 상대적으로 높다"고 경고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3∼4월은 유럽 국가들이 국채 만기를 잘 넘기지 못하고 이란 위기가 악화될 경우, 국내 경제가 복합적인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위험 요인이다.

중국의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20.3%에 그쳐 전년(31.3%)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고, 경기선행지수도 작년 한 해 동안 101.2에서 100.2로 내렸으며, 제조업 지수도 51.7에서 48.7로 하락했다. 

중국 지방정부와 금융기관의 부실 위험도 여전하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올해 세계경제의 가장 큰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꼽았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중국 경제가 올해 8%대의 성장률만 유지해도 충격은 제한적이겠지만, 그 아래로 떨어지면 한국경제도 큰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적으로는 올해 총선과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도 달가운 상황은 아니다.

정치권이 대중에 호소하는 득표 전략으로 기업에 불리한 정책을 경쟁적으로 제안하고, 추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실물경제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너무 커,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민영 LG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실물경제의 회복을 전망하기에는 아직 확인해야 할 변수들이 많다"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와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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