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K리그는 안정환을 원한다

K리그는 안정환을 원한다

기사승인 2011. 11. 10. 16:2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황보현의 리얼풋볼 K] 마지막은 K리그에서...

황보현 기자] '반지의 제왕' 안정환이 3년간의 중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 

안정환은 지난 1998년 대우 로얄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후 2000년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 입단을 시작으로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의 리그를 거쳤다.

또한 4강 신화를 창조했던 2002년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천금의 골든골을 터뜨리며 ‘반지의 제왕’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제 안정환은 화려했던 선수생활을 뒤로 하고 은퇴의 기로에 서있다. 특히 동기이자 2002년 한일월드컵 주역인 이을용이 고향팀 강원에서 그라운드를 떠난 사실은 그의 마음을 더욱 흔들리게 하고 있다.  

하지만 안정환에게 은퇴를 강요할 이유는 없다. 무엇보다도 K리그는 안정환을 원하고 있다. 실제로 K리그 몇몇 구단이 안정환 영입을 위해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환 본인 역시 “K리그에서 뛰면서 많은 사랑을 받아 여러 해외리그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은퇴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K리그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안정환은 스타성과 실력을 겸비한 몇 안되는 선수임이 분명하다. 그는 K리그 시절 잘생긴 외모와 출중한 실력으로 수많은 소녀팬들과 구름 관중들을 몰고 다녔다. 

안정환은 올 시즌 승부조작 파문으로 큰 홍역을 치른 K리그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비록 예전 전성기때 만큼의 몸 상태는 아니지만 충분히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안정환의 은퇴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가 은퇴를 선택한다면 한국축구, 더 나아가 K리그에 불행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안정환이 K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간다면 어느 팀으로 갈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미 수원과 부산에서 경험을 한 안정환이 선택할 팀은 수도권 팀일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가족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 교육문제를 포함해 복합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고민중이다. 

미국이나 호주 등 해외리그도 염두 해 두고 있지만 전성기가 지난 그를 선뜻 데려갈 팀이 마땅치가 않다.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해외 생활을 한 안정환의 입장에서는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고국에서 마치고 싶어 한다.

기자는 안정환이 K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 나갈 시 그가 택할만한 구단들을 꼽아봤다. 

그 중 가장 유력한 팀을 고르자면 수원이다. 이미 수원에서 한차례 선수생활을 한 터라 낯설지가 않다. 비록 수원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안정환은 수원과 특별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07년 2군 경기에서 FC서울 서포터들과 논쟁을 벌이며 큰 상처를 받았던 그를 위해 수원 서포터 그랑블루가 스포츠지에 ‘안정환 격려광고’를 싣으며 힘을 전했다.

여기에 수원 윤성효 감독이 내년 시즌에 대비한 선수 긁어모으기를 선언함에 따라 안정환도 수원의 쇼핑 리스트에 충분히 오를 가능성이 높다. 

FC서울도 가능성이 있지만 본인이 택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FC서울 서포터에게 인신공격을 당한 안정환이 서울 유니폼을 입는다는 것은 기자가 로또 2등에 당첨될 확률만큼 낮아 보인다.

안정환은 2007년 수원과 2008년 부산에서 K리그 생활을 이어나갔다.

그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팀이 성남이다. 홈 구장인 탄천종합운동장이 분당에 위치한 점도 매력적이다. 분당은 강남 8학군 수준에 버금가는 높은 학구열을 자랑한다. 자식 교육을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안정환과도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팀이 문제다. 현재 성남은 모 기업의 긴축재정으로 있는 선수들마저 팔아치워야 할 형편이다. 여기에 성남이 안정환의 몸값을 맞춰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다음은 인천이다. 올 시즌 공격수들의 엄청난 부진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를 한 입장에서는 2013년 승강제를 앞두고 성적 올리기 숙제를 풀어내야 한다. 

‘창단멤버’ 임중용의 은퇴 이후 프랜차이즈 스타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인천이지만 허접한 외국인 공격수들 대신에 즉시 전력감으로 써먹을 수 있는 안정환에게 구애를 할 여지도 충분히 남아 있다. 

인천에는 2010 남아공월드컵 수장인 허정무 감독이 있고 국내서 최고로 꼽히는 숭의 축구전용구장도 매력적이다.

마지막으로는 대전이다. 비록 수도권 팀은 아니지만 대전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과학도시다. 대전 근처에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가 위치해 있어 가족들이 지내기엔 최적의 도시다. 

여기에 대전에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이뤄낸 동료 유상철 감독과 최은성 골키퍼가 있다.

안정환이 대전을 택한다면 2002년 월드컵 4강 멤버 3명이 대전에서 활약하는 진풍경을 연출할 수 도 있다. 중요한 것은 대전 역시 그의 몸값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은퇴를 할 것인지 아니면 현역 생활을 이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안정환 자신에게 달려있다. 무엇보다 확실한 것 수많은 축구팬들은 K리그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 원한다는 점이다. 

선수로서의 마지막 도전을 K리그에서 꽃을 피우는 것도 나쁘진 않다. 

"K리그에서 뛰면서 많은 사랑을 받아 여러 해외리그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그의 말대로 2012 시즌 K리그 무대에서 안정환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길 기대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