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회는 우리의 삶과 친숙했던 병풍 속 옛 선현들의 글씨와 그림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병풍(屛風)이라는 낯설지 않은 단어 속에는 예로부터 바람을 막고, 새로운 공간을 만들며, 아름다운 장식의 기능이 들어있다. 병풍 속 그림에는 교훈적 의미와 옛 사람들의 이상과 염원이 담겨있으며, 멋스러움까지 담겨있다.
옛 선현들은 늘 책과 함께 하고자 켜켜이 쌓인 책과 여러 가지 일상용구를 그린 ‘책가도’를 방안에 둘렀다. ‘책가도’는 주로 선비들의 공부방이자 만남의 장소였던 사랑방에 많이 둘러졌다. 편안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고자했던 길상의 의미가 담긴 문자를 도안화한 그림 병풍, 꽃 새 과일 곤충 등의 그림이 그려진 병풍 등이 일상공간에 자리해 우리들의 삶과 함께했다.
이번 전시회는 그림 병풍, 궁중행사 병풍, 글씨 병풍, 인보 병풍의 테마로 이어진다.
특히 전시 병풍 중에는 조선을 대표하는 학자이자 서예가인 우암 송시열의 목판 글씨 병풍과 고종 임금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글씨 병풍을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조선 24대 왕인 헌종이 한(漢)나라 때 고인(古印)을 비롯한 조선 명사의 인장을 수집하여 편찬했던 '보소당인존(寶蘇堂印存)'을 병풍으로 만든 것, 그리고 근 현대 서예가로 이름을 높였던 김성근, 김가진, 오세창 등의 격조 높은 병풍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