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즈 대사는 이날 관훈클럽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올해 내내 평양의 국제단체는 식량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지만 기아에 대한 보고는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휴즈 대사는 “올해 초 북한은 대규모 식량지원을 요청하며 식량이 5월 정도면 고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유엔기관들, 미국 비정부기구와 유럽연합(EU) 전문가들이 식량상황에 대해 각각 조사를 실시했지만 인적 재앙이 임박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여름 동안의 폭우로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어 예년보다 수확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북한의 경제상황은 여전히 매우 좋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북·중 경제협력과 관련, 그는 “북한은 생존을 위해 중국의 원조에만 거의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난해 5월 이후로 중국을 4번 방문한 것은 북한이 중국의 원조에 의지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8월 말 개최된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김정일 방러의) 주목적은 경제협력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 내 경제상황 변화와 관련, 휴즈 대사는 “작지만 주목할 만한 변화들이 평양에서 목격됐다”면서 “도로에 중국산 차들이 많아지고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확대되면서 사람들이 더 좋은 옷을 입고 더 잘 먹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특히 경화가 통용되는 곳에서는 외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도로에 신호등이 생기고 북한의 유명한 여성교통경찰들은 단전으로 신호등이 작동되지 않을 때만 모습을 드러낼 뿐”이라고 덧붙였다.
휴즈 대사는 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동통신망의 확장”이라며 “가입자는 60만 명을 돌파했지만 통화는 북한 주민들 간에만 가능하고 외국인에게나 해외로는 전화를 걸 수 없도록 돼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2009년 화폐개혁과 지난해 발생한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과 관련, “이 기간 동안 내부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었다”면서 “북한의 도발행위들은 권력승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외적으로 강력한 힘을 과시하고자 하는 북한 정권의 태도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즈 대사는 영국 외무부 한반도 과장, 카불 주재 영국대사관 정치·국방담당 1등 서기관 등을 지냈으며 2008년 9월 평양에 부임해 최근 3년 임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