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제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대한항공 탑승을 자제토록 한 것은 사실상 우리 민간기업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제재조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부는 이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이날 일본 측에 유감표명과 함께 엄중한 항의의사를 전달하고 관련 조치를 즉각 철회하도록 촉구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6일 에어버스 380 항공기의 첫 운항에 앞서 기자단과 함께 독도 상공을 시험 비행했으며, 이에 주한 일본대사관측은 11일 오후 대한항공 본사를 방문해 항의하고 오는 18일부터 한 달간 외무성 직원의 대한항공 공무탑승을 자제하도록 통보했다.
조 대변인은 “우리는 일본 정부에 대해 이번 조치를 철회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일본이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그 결과를 지켜보고자 한다”면서 “이런 조치가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대처해줄 것을 일본 측에 당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 장원삼 동북아국장은 오는 17일 방한하는 스기야마 신스케(彬山晉輔)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에게 우리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장 국장은 지난 12일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에게 유선전화를 걸어 항의하고 정운진 동북아1과장이 일본 외무성 과장급 인사를 만나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일본 측의 부당한 영유권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면서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영토주권 수호 차원에서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대한항공이 독도 시범비행에 앞서 정부와 사전협의했는지 여부에 대해 “협의 여부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면서 “그러나 대한항공이 우리 영공에서 하는 활동에 대해서는 항공관제상의 문제가 없는 한 자유롭게 어떠한 행동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우리 측의 철회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 이번 사안이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7월말 또는 8월초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방위백서를 발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독도문제를 둘러싸고 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