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우 기자] 검색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지난해 광고 매출은 1조1000억원. 단일매체로 연간 광고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NHN이 처음이다.
NHN의 올 1분기 전체 매출 5143억원 가운데 광고 매출 비중이 62%이고, 나머지가 대부분 게임 매출인 점을 고려하면 NHN은 네이버 광고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수익 구조를 지녔다.
이에 NHN은 지난 1월 오버추어와 결별하고, 온라인광고 자회사인 NHN비즈니스플랫폼을 설립하는 등 광고 매출 확대에 전력투구 중이다.
하지만 NHN이 광고 매출 확대에 혈안이 되면서 네이버의 검색포털로서의 본질은 왜곡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네이버, 검색 잊은 광고판
NHN의 올 1분기 검색광고 매출은 250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 검색광고 때문에 검색포털인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 이용자는 혼란을 겪고 있다.
네이버는 키워드에 따라 19개의 검색광고를 상위에 노출한다. '부동산'으로 검색하면 부동산교육, 재테크방법 등 검색광고가 먼저 노출되고, 특히 네이버가 운영하는 부동산 서비스마저도 10여 개의 광고를 지나쳐야 이용할 수 있다.
또 네이버 검색광고는 파워링크, 플러스링크, 비즈사이트라는 명칭으로 노출돼, 이용자들 특히 신규 이용자나 저연령층, 고령자들에게 인기 사이트 혹은 신뢰성 있는 사이트로 다가온다.
더구나 검색광고에 광고라는 표시 없이 파워링크 등의 명칭 옆에 ‘AD’ 마크만이 표기돼 있어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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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검색결과를 파워링크 등의 명칭으로 보여주고, 'AD'마크로 광고임을 표시한다. |
신문의 경우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광고 가이드라인에서 기사가 광고임을 밝힐 때 영문 표시를 금지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구글은 국내 서비스에서 검색광고는 상위 3개로 제한하고, '광고'라는 한글 표기와 함께 광고영역을 별도의 색상으로 표시해 이용자들의 혼란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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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3개로 제한된 검색광고를 별도의 색상으로 구분된 영역에서 보여주고, '광고'라고 한글로 표시한다. |
한정원 방송통신위원회 인터넷정책과 사무관은 "네이버 등 포털사 검색광고의 구분표시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사안"이라며 "방송과 신문은 방송법과 신문법에서 광고에 대해 구분표시를 하도록 하는 만큼 국내 포털사의 자발적인 선행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폐쇄성 문제에 검색어 조작까지?
네이버의 '폐쇄성'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이다. 이는 네이버가 검색 서비스 이용자를 자사의 서비스에 묶어두려고 검색결과에 내부 콘텐츠를 먼저 제공한다는 논란이다.
네이버에는 NHN의 매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않는 지식인, 블로그, 카페 등 많은 양의 콘텐츠들이 이용자들에 의해 축적돼 있다.
네이버는 이 콘텐츠를 검색결과에 선반영해 검색 서비스 이용자들의 네이버 체류시간을 늘림으로써 광고 매출 확대로 유도한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4일 리서치 조사 전문업체인 메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5월 네이버 이용자 1인이 한 달간 네이버에 체류한 평균 시간은 9시간 26분으로 구글 이용자가 같은 기간 구글에 체류한 33분의 약 17배에 달한다.
반면 구글은 이용자와 외부사이트 간의 관문이라는 검색포털의 본질이 왜곡되지 않는 한에서 다양한 수익 모델을 시도한다.
일례로 구글은 사용자가 검색을 통해 외부 사이트에 접속하면 외부 사이트와 광고 수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콘텐츠 네트워크 서비스(Contents Network Service)를 운영 중이다.
또 포털 업체는 욕설 등의 반사회성, 성인성, 명예훼손 등의 자사만의 기준으로 ‘검색어 필터링’ 지침을 지닌다.
하지만 NHN은 유사한 사안에도 삭제조치 여부가 엇갈리는 등 불분명한 잣대를 지녀 결국 자사의 이익에 맞춰 삭제조치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는 ‘닷컴 시리즈’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 여과 없이 노출된다. 닷컴 시리즈는 유명 인사의 특정 사건이나 화제에 대해 일방적이고 적나라한 설명으로 명예훼손 가능성이 큰 웹사이트다.
지난 5월 24일 임태훈닷컴을 시작으로 30일 옥주현닷컴, 31일엔 강대성닷컴이 일간 급상승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지난 5월 23일 자살한 송지선 씨도 자살 전인 5월 7∼9일에 일간 급상승 검색어 1∼2위에 유지돼, 당사자 간에 명예훼손 가능성이 있는 내밀한 사생활이 온라인 상에 급속도로 퍼진 바 있다.
하지만 NHN은 지난 3월 신정아 씨 자서전에서 언급된 C기자가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등장하자, 개인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로 C기자의 요청 없이도 검색어 순위에서 이를 삭제한 전력이 있다.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조작 논란도 재점화했다. 조작 논란은 지난 2008년 5월 광우병 관련 키워드들이 검색어 순위에서 한 순간에 사라졌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최근 IT 칼럼리스트인 김인성씨가 다시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김상헌 NHN 대표가 직접 해명에 나서는 등 날 선 공방이 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