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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소리를 들어주세요’…난민 사진전시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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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필 기자 | 유선준 기자

승인 : 2011. 06. 17. 11:33

난민이 직접 만든 40여점 작품, 열악한 국내 난민의 삶 드러나

사진전 오픈식 행사를 마친 뒤 난센 직원과 난민들이 관람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투데이=이정필, 유선준 기자] 국내에 정착한 난민들이 한국에서 겪었던 마음을 사진과 글로 피력한 전시회가 처음 열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16일 난민인권센터(NANCEN)가 주최한 ‘난민 사진전시회’는 콩고, 우간다 등 7명의 난민들이 참석해 본인들의 작품을 설명함과 아울러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 어려움을 직접 밝혀 난민을 이해하는 장이 됐다.

이날 전시회를 통해 난민들은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아직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까지도 난민들은 1년여 기간 동안에 걸친 체류 심사를 거쳐 난민 인정 여부가 결정되지만, 심사 통과율은 10%미만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심사를 통과 하더라도 난민들은 복지환경에 있어 차별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령 난민이 직접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하러 가면 재차 신분확인을 요구당해 난민인권센터 관계자가 다시 절차를 거쳐 기초생활수급을 받게 해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도 난민의 일자리 창출과 의료비 지원, 난민 2세 교육문제 등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민정 난민인권센터 긴급구호팀장은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난민에 대한 시스템과 제도가 열악하다”며 “심지어 난민이 자발적으로 체류심사와 과정을 거쳐야 되고 난민 체류를 도와주는 안내 시스템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장 팀장은 아프리카 오지를 여행하다 우연히 난민들을 만나 그들의 고충과 애환을 알게 됐고 이들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녀는 “난민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식이 한 사람으로서 바라보는 것이 아닌 막연히 난민으로 보기에 문제가 있다”며 “많은 이들이 난민을 따뜻하게 받아 주고 같은 공동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시회를 통해 난민들의 생각을 담은 40여점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SOS 긴급구호 마크 사진에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고 있는 저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라는 문구가 호소력 짙고 조화가 잘됐다는 평을 받았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힘내자'라는 의미로 제작된 작품 '희망'

또 주먹을 쥔 앞부분에 ‘HOPE’(희망)라는 단어를 적은 사진과 ‘어둠 속에서도 희망이라는 불빛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내용을 덧붙여 포기하지 않는 그들의 삶을 보여주기도 했다.

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야생화로 작품을 만든 난민도 있었다. 야생화를 사진 찍고 ‘저는 자연처럼 살고 싶어요. 내가 바라보는 자연은 나를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해주거든요’라는 문구를 적어 평화주의적인 사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시회의 피날레는 아프리카 전통 음악과 춤으로 장식됐다. 신나는 전통 음악에 맞춰 난민들은 갓난아이를 안고 토속 춤을 춰 흥을 돋우었다.

이날 전시회에 참석한 난민인 조세핀(32·여)씨는 “한국에서 난민을 위한 최초의 전시회이기에 기뻤다”며 “난민을 구별된 자들이 아닌 같은 인간으로 봐달라”고 하소연 했다.

전시회는 6월 15일부터 22일까지 7일간 서울 서초구 교대 사파갤러리에서 열린다.

이정필 기자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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