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럽지 않은 이촌역 상권

기사승인 2006. 12. 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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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없는 '알짜배기'...상가 '환금성' 뛰어나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 ‘강남’은 주택·상가·오피스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입지와 수익성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강북 지역에서도 이에 못지않은 알짜배기 상권이 있다. 바로 지하철 4호선 이촌역 상권이다.

 주택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으며 풍부한 수요층과 불황이 없는 이촌역 상권을 찾아가 보았다.

◇이촌역 상권 개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 위치한 이촌역 상권은 서울의 중심에 위치해있어 교통의 편리함은 물론 용산가족공원, 국립중앙박물관, 한강시민공원 등의 시설이 지근거리에 있다.

 한강대교 북쪽, 한강변 좌우로 펼쳐진 이촌동은 1970년대 한강로를 기준으로 동쪽은 이촌1동(동부이촌동), 서쪽은 이촌2동(서부이촌동)으로 행정구역이 나뉘었다.

동부이촌동 전경.

 이곳은 원래 광활한 모래벌판이었는데 60년대 후반 대규모 주택지가 조성되면서 공무원아파트, 외국인아파트, 한강맨션 등이 연이어 들어선 서울시내 아파트촌의 효시가 된 곳이다.

 일반적으로 주요상권을 말할 때 역세권에 위치한 복합상권, 대학상권, 오피스상권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촌동 상권과 같이 아파트상권이면서 수요층의 외부 유출이 없는 항아리 상권도 빼놓을 수 없다.

 이촌역 상권은 역세상권이면서 단지내상가의 역할과 외식, 요식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상권의 범위
 이 상권의 범위는 매우 단순하게 이촌동길 대로변에 길게 형성돼 있다.

 지하철 이촌역 4번출구에서 한강쇼핑센터 앞까지 걸어나오면 4차선도로가 나타난다.

 이 길을 따라 동쪽으로 금강아산병원까지 약 1km 가량을 상권의 범위라 할 수 있다.

 이촌역 상권에 나타나는 특징은 단지의 중심에 위치한 중심상업시설에 상가가 집중되어 있는 일반적인 상권의 느낌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단순히 아파트단지를 따라 소규모 아파트 단지내상가처럼 1, 2층에 근린업종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다는 점이다.

 ◇불황을 모르는 상권
 동부이촌동은 유일하게 강남을 부러워하지 않는 강북 지역이다.

 현정권에 들어 각종 부동산정책으로 아파트값이 크게 상승하면서 오히려 가장 큰 수혜를 본 곳 중 하나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유층들이 모여살고 있어 경기를 거의 타지 않는다.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는 배후 아파트단지와는 전혀 다르게 낡은 건물에 10평도 채 안 되는 매장 100여개가 일렬로 늘어서 있는 모습이 실망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매물로 나와 있는 1층 점포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실망감은 곧바로 놀라움으로 변한다.

 이는 얼핏 상가공급량이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 건물 1층과 2층 및 일부 지하층이나 3층에 몇 개의 점포가 위치해 있는 게 전부여서 지역 전체 수요에 대비한 매장수가 항상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재 들어서 있는 상가들은 불황을 모르고 있다.

 이곳의 수요층이 풍부한 이유는 출퇴근직장인, 주부, 학생 등 아파트단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촌동길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동선을 확실하게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거주자들의 높은 생활수준, 주변에 백화점 등 대형유통시설이 거의 없다는 점 등이 불황을 모르는 알짜배기 상권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상가 매물 시세
 동부이촌동의 상가 시세는 1층 10평 매장기준 권리금 1억3천~2억2천만원, 보증금 5백~2천만원, 임대료 130~280만원 수준이다.

 보증금과 임대료는 서울 타지역 단지내상가와 별 차이가 없는 수준에 형성돼 있고 보증금과 비교한 권리금시세가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촌역 상권 개관도와 매물시세표.

 권리금 시세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매물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비슷한 규모의 상권이라 할 수 있는 구반포상권에 상당수의 매물이 나와 있음을 감안하면 상대적인 상권가치와 현금화가 손쉬운 환금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임대수요 역시 매우 풍부하여 매물발견 시 원하는 권리금호가에 즉시 매매가 이뤄질 정도로 희소가치가 있다.

 위치에 있어 약간 쳐져 있거나 금강아산병원 방향에 치우쳐 있는 매장의 경우 1층 10평매장을 기준으로 권리금 1억~1억7천만원, 보증금 5백~1천5백만원, 임대료 100~220만원 수준이다.

 또 이촌역 상권은 서울시내 역세권의 이름 있는 상권들보다 이곳에 있는 10평짜리 매장의 매출이 훨씬 더 높게 나오는 곳도 상당수이다.

 거기에다 임대료부담이 다른 상권에 비해 현저히 낮게 형성되어 있어서 유동인구를 보고,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는 유명상권들과 비교했을 때 실속면에서 수익이 높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외국인 상대 업종 ‘특수’
 이촌역 상권에서 창업을 고려하고 있을 때 잊어서는 안 될 점이 바로 이곳에 거주하는 외국인이다.

 ‘리틀도쿄’로 불리울 만큼 서울시내에서도 가장 많은 일본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인근 이태원과 가까워 가장 많은 외국인 밀집을 보이고 있는 곳이 바로 동부이촌동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1천여 가구의 일본인들을 위한 각종 판매점들 외에 음식점과 주점들이 많은데 이들을 노린 업종이 아주 유망하다.

 한 예로 이곳에 있는 한 일본식품전문점은 100여평도 안되는 매장에서 일매출이 250만원 정도로 높게나오고 있으며, 일본인보다도 오히려 한국사람들이 더 많이 찾을 정도로 인기아이템으로 성업 중에 있다.

 현재 동부이촌동 1층에 입점해 있는 주요 업종을 분석해 보면 아파트중개 전문 부동산이 가장 많으며, 음식점과 커피숍, 아이스크림, 제과점, 청과상, 문구점 등 근린업종이 많은 편이다.

 또 유흥시설은 없지만 잘 알려진 ‘맛집’이 많고 장사가 매우 잘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음식점창업 또는 유명 프랜차이즈를 희망하는 예비점주들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향후 전망
 이촌동상권의 향후 전망부분은 아직 눈앞에 다가온 호재는 없지만 앞으로 용산역-이촌역 사이 주상복합시설들이 수년 내에 상당수 지어질 예정이며 국제업무지구와 한남동뉴타운호재 등이 있다.

 이외에도 국립중앙박물관의 이전으로 인해 새로운 유동인구층, 미군 반환부지에 조성되는 가칭 ‘용산민족·역사공원’이 조성키로 결정돼 있다.

 특히 공원 건립과 관련해 정부가 최근 개발용역을 의뢰한 결과 주변 녹사평역, 신용산역, 이촌역 등 역세권역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동부이촌동은 현재도 살기 좋고 앞으로도 더욱 주거유망지역으로 발전할 것이 확실한 곳이다.

 다만 창업을 고려 할 때 길 하나 사이로 같은 행정구역인 서부이촌동 지역은 한강조망권 등 동부이촌동과 같은 여건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시세 차이가 1억이상 나는 등 주거 밀집도가 낮고 상대적으로 활성화가 안 된 곳이다.

 서부이촌동 지역에서의 창업이나 투자는 현재는 동부이촌동 지역에 비해 메리트가 적으므로, 차후 발전은 분명히 예상되지만, 자칫 무리해서 진입한다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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