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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막걸리업계와 막걸리 포털사이트 '주로주로닷컴' 등에 따르면 최근 일본 사케(청주)업체들이 잇따라 자국산 쌀과 물로 빚은 막걸리 제품을 버젓이 우리나라의 고유명칭 막걸리에 해당하는 일본어 발음 '맛코리(マッコリ)'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하고 있다.
일본 전통의 막걸리에 해당하는 '도부로크'나 '니고리슈'라는 말이 있는데도 이 고유명칭을 쓰지 않고 한국 막걸리 명칭을 사용한 것이다.
더욱이 일본 사케업체들은 이같이 '맛코리' 이름을 붙인 신제품들을 자국뿐 아니라 미국 뉴욕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의 주요도시에 수출하겠다고 선언해 '막걸리 주권 위협'에 대한 심각성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370년 전통이 넘는 일본 최대의 사케업체 겟게이깐(月桂冠)은 막걸리 신제품 '쿄(京·교토) 맛코리'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일본 막걸리시장 확장에 나섰다.
이어 18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야마가타현의 타테노가와 주조장도 '홈런 맛코리'를 내놓고, 아시아, 유럽, 미국까지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케업체들의 막걸리 마케팅이 탄력을 받으면서 일본 최대의 쇼핑몰 사이트 '락텐이찌바', '야후 재팬 쇼핑몰'에서 일본산 막걸리의 판매랭킹 순위가 꾸준히 10위권 안에 진입하면서 막걸리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일본사케업체들의 '맛코리' 상표권 행사를 우리 업체들이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 막걸리에 대한 정식 영어 명칭도 없는 상황이다.
마치 우리 고유음식 김치를 일본이 국제사회에 '기무치'로 먼저 소개해 상표권을 무단선점했던 전례가 되풀이될 판이다.
주로주로닷컴의 문자란 실장은 "일본 막걸리가 한국 막걸리의 맛에 100% 따라오지는 못했지만 최근 기세라면 세계인이 막걸리를 '한국 전통술'이 아닌 '일본 전통술'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막걸리의 국적 정체성이 훼손되기 전에 국내 업체와 정부가 나서 대응책을 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