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신흥아시아 펀드 49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77%로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인 -1.83%를 크게 하회했다. 신흥아시아 펀드는 작년 지역별 펀드 중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현지 증시가 급락해 평균에 미달하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
이 펀드들의 1년 수익률은 13.03%에 달해 단기적 부진에도 여전히 높지만, 지난 수익률만 보고 뒤늦게 가입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올해 유망 펀드로 증권사들이 추천했던 인도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1.47%로 급락하면서 해외 주식형펀드 중 최하위로 떨어져 증권사의 신뢰도에도 먹구름이 꼈다.
지난해 인기가 폭주했던 중국 펀드도 연초 대비 -1.45%의 수익률을 보였고, 브라질 펀드도 같은 기간 -4.63%를 나타냈다. 그나마 러시아 펀드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고유가 호재로 5.81% 상승했다.
이와 반대로 지난해 부진했던 선진국 펀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적은 북미(4.77%)와 유럽(2.17%) 등을 중심으로 꾸준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일본 펀드도 작년 수익률 부진을 딛고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초 이후 5.15% 수익률로 러시아 펀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신흥국 증시가 활성화하면서 밸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다소 비싸진 탓에 글로벌 자금이 선진국으로 이동한 결과, 올해 선진국 펀드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들 펀드 또한 선진국과 신흥국의 차별화가 언제까지나 진행될 수 없다는 점에서 유행을 따라가는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태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에 따른 단기 수익률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마케팅 전략에 따라 투자상품을 고르거나 투자시기를 정하면 시장 흐름에 뒤처져 투자 위험을 필요 이상으로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