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산업폐기물 슬러지의 유출은 자연적인 원인이 아닌 인재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고가 발생한 공장과 저수조가 2주 전에 안전 검사를 받았으며 이때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면서 당국이 관리 소홀로 이번 사고가 발생했음을 인정했다.
헝가리 정부는 유출된 화학폐기물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우는데 안간힘을 기울였다. 오르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슬러시의 유출로 인한 방사능 위험은 없다”고 강조했다. 사고 공장을 소유한 MAL사 측도 “슬러지는 위험한 물질이 아니며 ”실제 피해는 보고된 것보다 훨씬 적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는 전날 오후 헝가리 서부 베스프렘주 여커시에 있는 알루미늄 공장에서 발생했으며 야외 저수조의 파열로 유출된 붉은색 슬러지가 마을을 덮쳐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 또 120명이 부상했으며 이 중 7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280채의 가옥이 피해를 보는 등 이번 사건으로 인한 재산피해가 100억포린트(약 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사고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는 유출된 슬러지가 마르칼 강에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유출된 슬러지가 마르칼 강에 흘러들어 라바 강을 거쳐 다뉴브 강을 오염시킬 경우 최악의 환경재앙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헝가리 정부는 이에 따라 현재 마르칼 강이 지나는 인근 바쉬, 죄르-모손-소프론 등 3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군용 헬리콥터를 투입해 마르칼 강에 슬러지를 중화하는 물질을 뿌리고 있고 슬러지 흐름을 막고자 수백톤의 석회를 투입하고 있다.
서부 환경보호ㆍ수질관리 당국 관계자는 “비상사태는 6일까지 유지될 것이며 지금 최대 임무는 슬러지의 알칼리성 효과를 중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슬러지가 4~5일이면 다뉴브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