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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빌딩 ‘우후죽순’…“기대半 우려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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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정 기자

승인 : 2010. 07. 08. 06:01

고수정 기자]최근 지역의 랜드마크를 자처하는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 신축이 봇물 터지듯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초고층 빌딩은 다양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초고층 빌딩이 앞으로 5년내 집중적으로 완공될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입주자 유치 실패 가능성이 높고 각종 재난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 건설 프로젝트는 10여 개에 이른다.

서울 상암DMC 랜드마크타워는 133층ㆍ640m 높이를 목표로 설계 중에 있고, 잠실 제2롯데월드(555mㆍ123층)는 이미 저층부 공사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은 성동구 뚝섬 부지에 110층 빌딩을 세우는 프로젝트를, 한국전력공사는 강남구 삼성동 본사 부지에 114층 건물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용산(국제업무지구내 드림타워ㆍ102층), 인천(송도 인천타워ㆍ151층), 부산(해운대 관광리조트ㆍ118층, 해운대 솔로몬 타워ㆍ111층)등지에서도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다.

초고층 빌딩은 고용 및 인구유입효과, 인근 주거지 가치상승 등 다양한 파급력을 갖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이후 국내 초고층사업 효과에 대한 의문의 시각도 있지만 경기흐름을 탄다면 곧장 시장에 반영되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서울시는 3조3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암 DMC 랜드마크 빌딩 건립사업이 고용 8만6000명, 생산유발 11조원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제2롯데월드는 5년여 공사 기간에 연인원 250만여명을 고용하고 완공 후에도 상시 고용인원이 2만3000여명에 달하는 등 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롯데 측의 분석이다.

서울시는 이들 건물이 완공되면 서울의 랜드마크로 해외에 널리 알려져 도시 이미지를 높이고 외국 관광객을 끌어모아 막대한 외화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초고층 빌딩 투자 열기가 급속히 냉각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우후죽순처럼 생겨 나고 있는 초고층 빌딩사업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형빌딩 사업은 입주자 유치가 성공의 관건인 점을 미뤄볼 때 초고층 빌딩이 앞으로 5년내 집중적으로 완공될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입주자 유치 실패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건물은 모두 높이가 500~600m까지 치솟고 공사비가 2조~3조원씩 들어가는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들이다.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경우 총사업비가 약 30조원에 이른다. 완공 시기는 대부분 2014~2016년에 몰려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만 보더라도 이미 상가와 오피스빌딩에 대한 수요가 뚝 떨어져 강남에서도 공실률이 급증하고 있는데 초고층 빌딩들이 완공될 4~6년 후 경기가 크게 호전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프로젝트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물론 금융시장과 경제 전체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초고층 빌딩은 화재나 지진, 테러 등 각종 재난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 또한 우려된다.

펌프차의 살수 높이는 15층 높이가 한계이고, 고가사다리차의 사다리가 닿을 수 없는 높이에는 헬기가 출동하거나 옥상에서 로프를 연결해 구조작업을 펼쳐야 하는데 바람의 영향을 받기 쉬워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초고층 건설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실제로 당초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됐던 용산 드림타워는 사업자금 조달 문제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건립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초고층 빌딩에서는 간단한 사고도 대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실질적인 방재 및 재난 대책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장기적인 도시계획과 정밀한 수급 예측 아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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