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갈월동에 위치한 NGO 단체 난민인권센터 사무실 |
사무실 안에서 한참 상담 중인 흑인여성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장민정 긴급구호팀장과 한참 얘기를 나누던 이 여성은 장 팀장으로부터 분유 4통과 약품들을 건네받고 환한 웃음을 띠며 사무실을 나섰다.
입소문을 통해 센터에서 아이를 키우는 난민들에게 구호품을 지급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것이다.
난민인권센터(공동대표 이제복 성공회 신부,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는 한국 내 난민들을 지원하는 NGO(비정부 민간단체)로 자신의 국적국에서 박해를 피해 탈출한 난민들을 보호하고 이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09년 3월 24일 창립 이후 센터에서는 상담실 운영을 통한 법률적 지원은 물론 정부를 상대로 난민의 권리 보장과 난민 관련 예산 증액 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센터에서는 의료지원을 비롯한 긴급구호 활동과 더불어 ‘세계난민의 날’ 캠페인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난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원을 구하는 일도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 없이 200여명의 회원들이 납부하는 후원금과 기부금만으로 운영되는 센터의 사정은 그리 넉넉하지 못하다.
건물 옥탑방에 자리 잡은 4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김성인 국장을 포함한 3명의 사무국 직원과 5명의 인턴사원들이 넘쳐나는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국내에서는 총 2574명이 난민 신청을 해 182명만이 난민의 지위를 인정받았다.
정부는 늘어나는 난민들을 위해 영종도에 2012년까지 난민지원센터를 건립할 예정이지만 난민인권센터에서 이에 대한 이견을 들을 수 있었다.
최원근 사업팀장은 “대규모 센터를 건립해 난민과 관련된 업무를 집중시키는 것이 근무효율성 측면에선 도움이 되겠지만 실제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난민들을 위해서는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쉼터 등을 마련하는 것이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현재 난민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인천, 부천, 안산, 의정부, 이태원 등지에 지역별 커뮤너티를 활성화해 가까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중국 출신의 경우 340여명의 난민신청자 중 불과 5명만이 인정을 받았고 그나마 법무부에서 거절당했다가 소송을 통해 난민으로 인정받았다”며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너무 보다보니 난민들 간에도 국적에 따라 불평등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민정 팀장은 “난민들을 만나보면 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심리적인 소외감 이었다”며 “센터로 전화를 걸어 ‘왜 그런 사람들을 받아들이냐’고 항의하는 분들이 계실 정도로 아직 우리나라 국민들의 난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무언가 내 것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잠재적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난민들을 바로 보고 따뜻하게 맞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난민인권센터 후원 : 국민은행 233001-04-225091 (예금주 : 난민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