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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공개] 고문·성폭력·굶주림…탈북자 105인이 ‘UN에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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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원 기자

승인 : 2010. 06. 14. 17:50

윤성원 기자] 김태진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대표 등 탈북자 105인은 14일 'UN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북한 구금 시절 겪었던 구타와 고문, 강제노동 등의 사례를 소개하고 반기문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다음은 편지 전문.


친애하는 유엔 사무총장님께,

우리 탈북자들은 존경하는 유엔 사무총장님께 공식적인 면담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저희는 북한의 구금시설의 생존자들이며 그곳에서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식사량을 제공받으며 심한 구타와 고문, 강제노동에 시달렸습니다.

저희 중 일부는 인신매매와 성폭력의 피해자들입니다. 친애하는 사무총장님께 저희가 견뎌낸 고통에 대해 말씀드리고, 유엔에서 어떤 방법으로 북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지 의논하고 싶습니다.
또한 사무총장님으로부터 잠정적으로나마 어떤 구제나 보상 그리고 지원이 가능한지 조언을 구하길 원합니다. 그래서 북한에 살고 있는 가족, 친구 그리고 이웃이 더 이상 저희가 겪은 고통을 당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작년 사무총장님께서 유엔 총회에 북한이 식량권 보호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과 얼마 전 평양에서 돌아온 유엔 특사가 북한에서의 식량부족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고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개인적으로 식량부족과 식량안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더 많은 북한 주민들이 저희가 그랬던 것처럼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에게 줄 식량과 약품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갈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많은 북한 여성들은 중국에서 인신매매 당할 것이고 성폭력에 시달릴 것입니다. 남자와 여자 상관없이 북한 사람들은 강제송환되어 죽음에 가까운 취조, 고문과 구타 그리고 적법절차 없이 구금시설로 이송되어 건강을 유지할 수 조차 없는 식사를 공급받으며 강제 노동에 시달릴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저희가 이미 북한에서 겪은 것입니다.

언론을 통해서 북한이 유엔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 검토에 필요한 절차들을 준수하지 않았음을 보았습니다. 또한 저희는 북한이 유엔인권특별보고관과 면담을 거절할 것이라는 것도 압니다.

그리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최근 천안함 공격과 관련하여 한반도에서 군사안보 문제를 언급할 것이라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심각한 도전이 있지만 국제사회가 인권과 인간안보의 측면에서 북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사무총장님, 자기 나라를 떠나야만이 결사의 자유, 표현과 청원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뿐임을 사무총장님께서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므로, 이번 여름 사무총장님으로부터 조언을 얻기 위해 뉴욕에서 만나기를 요청하는 바입니다. 면담 일정에 관하여 유엔 사무총장실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듣기를 기대합니다.

당신의 배려에 무척 감사드립니다.


105명의 탈북자를 대표하여 김태진
윤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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