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만난 그는 “첫 촬영이라서 잘하려다 보니까 성급했던 것 같다”며 뭔가 잘 풀리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지난해 MBC ‘선덕여왕’ 월야 역에 이어 SBS 대하 월화드라마 ‘자이언트’로 또한번 대작을 맡은 그는 이날 첫 촬영을 마친 뒤였다. 그는 이번에 야욕에 찬 아버지 조필연(정보석)의 아들이자 주인공 이강모(이범수)의 연적, 조민우를 연기중이다.
주상욱의 첫 신은 정보석과 집에서 밥을 먹으며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주상욱의 대사가 빨라지자 조연출이 “아버지와 아들관계이니까 주눅 들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정보석이 “불편하니까 겉옷 벗어. 첫 신 치고 잘 하고 있어”라며 긴장을 풀어줬다.
“정보석 선배님 덕분에 첫 촬영이 잘 끝났어요. 옆에서 자신감 있게 하라고 다독여주시더라고요. 진짜 아버지 같으세요. 대본 연습 때 처음 뵀는데 볼 살이 없고 얼굴선이 굵어서 그런지 닮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촬영 중간에 정보석은 “자꾸 보니까 진짜 너 내 아들 같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아버지 조필연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도 하는 인물이 민우다. 하지만 반감이 커지면서 아버지보다 더 큰 힘을 지니겠다는 야망을 품는다.
주상욱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주인공 강모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지난해 방영된 KBS2 ‘그저 바라만 보다가’에서 주상욱의 배역이 강모였던 것. 그는 대본에서 강모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당연히 내 역할인 줄 알았다”며 웃었다.
사실 주상욱은 ‘선덕여왕’을 끝내고 사전 제작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 촬영을 시작했다. 최강창민 이연희 등이 출연하는 ‘파라다이스 목장’은 트렌디 드라마로 주상욱은 ‘키다리 아저씨’ 캐릭터를 소화한다. 제주도 로케이션으로 촬영한 이 드라마는 현지 봄 날씨가 사나워 촬영 일정이 다소 늦춰졌고 주상욱은 서울과 제주를 오가면서 두 개의 드라마를 동시에 진행하게 됐다.
“동시에 작품을 해도 지장 없을 줄 알았는데, ‘파라다이스 목장’ 감독님이 ‘서울 가서 뭐 찍고 오는 거냐, 눈빛이 이상해졌다’고 하시더라고요. 헷갈리는 건 아닌데 저도 모르게 눈빛이 바뀌나봐요.(웃음)”
‘자이언트’는 MBC 사극 ‘동이’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중간에 방송을 시작해 시청률 탈환이 쉽지 않아보였지만 지난 1일 17%(시청률 조사기관 TNmS)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새 드라마가 나왔다고 해서 보던 드라마를 끊고 새 드라마를 보기 쉽지 않죠. 그런데도 시청률이 서서히 올라가고 있는 걸 보면 ‘자이언트’가 재미있긴 한 것 같아요. 저도 ‘자이언트’를 궁금해서 보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