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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근 대장이야기>항문 가려움증 때문에 눈물 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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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

승인 : 2010. 06. 02. 13:19

이동근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대표원장
이동근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대표원장

[아시아투데이=이순용 기자] 날씨가 더워진 탓인지 최근 항문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종종 본원을 다녀간다. 며칠 전에는 시도 때도 없이 참을 수 없는 항문 가려움증 때문에 회사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A씨(30대·여)가 진료를 받고 갔다.

A씨는 처음에는 항문부위가 간질거려 남몰래 화장실 등에서 슬쩍 긁고 나면 견딜만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려움증이 정도를 더해갔다고 했다. 이제는 직장내 회의 장소에서는 물론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심한 가려움증이 반복되면서 산만해지는 등 업무에 집중을 못하고 간지러울 때마다 이유 없이 화가 치밀어 눈물까지 흘렸다고 했다.

항문 소양증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관련 질환이 있어서 가려운 속발성 소양증이고, 다른 하나는 아무 원인 없이 가려운 특발성 소양증이다. 속발성인 경우 항문이나 직장, 대장질환이 있거나 황달, 당뇨, 갑상선 기능이상, 기생충 감염 등의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결핵약이나 아스피린, 고혈압약 등의 약물 때문에 나타나기도 한다.

A씨의 경우는 항문소양증의 50%를 차지하는 특발성 소양증이었다. 특발성 소양증은 뚜렷한 원인 질환을 찾을 수 없는데, 대변이 항문 주위 피부에 묻으면 대변 속의 세균과 독소, 효소, 단백질 대사물이 자극을 주어 가려움증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스트레스로 불안하고 초조하거나 긴장할 때도 가려울 수 있다.
음식물에 들어 있는 알레르기 항원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가려움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커피, 홍차, 콜라, 우유, 맥주, 포도주, 비타민C가 있는데, 실제로 커피나 홍차를 끊고 나서 증상이 좋아진 경우도 많다.

가려움증이 심할 경우 1차적으로 연고를 이용한 약물치료를 하는데, 증상이 개선되면 연고 사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1개월 이상 치료를 받아도 호전되지 않으면 알코올 주사요법이나 메칠렌불루주사요법, 피부박리술을 통해 항문 주변 신경을 차단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메칠렌불루주사요법과 알코올 주사요법은 항문에서 7~10cm 떨어진 4군데에 40% 알코올 7~10cc를 균등하게 피하 주사하며, 2분 정도 후 감각이 돌아오므로 치료 효과를 바로 알 수 있다. 단, 피부나 근육 내에 주사해서는 안되므로 반드시 대장항문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며 2일 정도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피부박리술은 항문에서 5cm 떨어진 좌우 양측 피부를 절개한 후 항문 주위 피부와 점막을 완전히 벗겨내는 것으로, 항문소양증이 아주 심한 경우에만 실시한다.

A씨의 경우는 약물치료와 함께 식이조절과 생활습관 개선을 유도했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항문가려움증은 수술하기 이전에 식이조절과 생활습관 개선 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므로 전문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항문 청결이 가장 중요하다. 아침 저녁으로 샤워기를 이용해 깨끗이 씻고 마른 수건으로 습기를 완전히 없애주어야 한다. 그러나 과도한 청결은 오히려 항문을 더욱 민감하게 만들기 때문에 하루 2번 정도만 깨끗이 관리하면 충분하다.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음식은 되도록 피하거나 줄여야 한다. 항문 소양증이 있는 경우 커피는 안 마시는 것이 좋고, 꽉 끼는 옷이나 땀 흡수가 안 되는 속옷은 피하도록 한다.
이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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