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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근 대장이야기]과민성 장증후군 환자, 더워도 에어컨 바람 못 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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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

승인 : 2010. 05. 19. 16:01

이동근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대표원장
 
이동근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대표원장

[아시아투데이=이순용 기자] 요즘 출근길 지하철은 벌써부터 푹푹 찌는 여름이다. 지하철 승무원들은 에어컨을 최대로 가동했다고 방송을 통해 알려주기도 한다. 이같이 더위를 식혀주는 반가운 에어컨이 오히려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찬바람만 닿으면 설사기를 보이는 사람들이다.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다는 A씨(여?27)는 “한 여름에도 에어컨 찬바람이 잠시 복부에 닿았다 싶으면 여지없이 화장실부터 찾아가 설사를 하게 된다”며, “아무리 더워도 선풍기나 에어컨 근처에 가기가 두려울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A씨는 배에 차가운 기운을 돌게 하는 아이스크림이나 찬물을 먹고 마시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고 했다. 또 어떤 날은 시도 때도 없이 배가 사르르 아프고 변의가 느껴져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기도 하는데, 변도 못 보고 배만 더부룩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A씨를 진찰해본 결과 전체 소화기질환의 28%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과민성 장증후군이었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말 그대로 장의 감각이 너무 예민해져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대장암과 같은 큰 병으로 악화되진 않지만, 완치가 어렵고 재발이 잦아 오랫동안 환자를 괴롭히는 질환이다.

A씨처럼 평소 배가 더부룩하거나 살살 아프고 설사 또는 변비가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과민성 장증후군을 의심해 볼 만하다.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로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요인과 특정한 음식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남성보다는 상대적으로 예민한 여성에게서 2~3배 더 많이 발병하며, 사회활동이 많은 35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 나이가 들면 점차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주된 증상은 불규칙한 배변. 설사를 자주 하고, 변비가 생기거나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나기도 한다. 메스꺼움과 속쓰림, 구토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배변 후에도 잔변감이 남아 불쾌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 여부는 한두 가지 간단한 검사로 진단할 수 없고 여러가지 검사를 통해 대장암이나 다른 대장질환이 아님을 확인해야 알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확실하다. 일단 과민성 장증후군으로 진단되면 만성적 질환이어서 완치가 어려우므로 약물치료와 식습관 개선, 스트레스 조절 등의 꾸준한 관리를 통해 증상을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치료는 신뢰가 가는 전문의에게 꾸준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대장암이나 궤양성대장염 세균성장염과 증상이 비슷하므로 자가진단을 하지말고 대장내시경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또 특정한 음식을 먹고 증상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음식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가능하면 식사일기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복통이나 배변 이상을 일으켰던 음식,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유제품 등은 피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김, 다시마 등의 해조류와 사과, 알로에, 당근 등의 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식사는 조금씩 자주 들고 식사시간과 배변시간을 규칙적으로 갖도록 한다.
이동근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대표원장
이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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